자금시장에서 회사채거래가 거의 중단되고 환율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속등이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돼 회사채거래가
거의 중단됐다.

이에 따라 시중실세금리인 3년만기 은행보증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이
12.35%로 오르는 등 지난 5월8일(12.45%)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콜시장에서도 기관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거래소강상태속에 하루짜리
콜금리가 전일보다 0.2%포인트 오른 13.26%까지 치솟았다.

기업어음(CP)도 거래가 극히 부진했다.

이처럼 회사채거래가 전면 중단되다시피한 것은 은행 및 투신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외환시장 및 자금시장의 불안으로 추석이후에도 자금사정이
호전되지 않고 원화환율과 금리가 속등할 것으로 판단, 매수를 꺼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이달 회사채 발행예정물량이 3조9천86억원대로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9일까지 6천억여원이 발행되는데 그쳐 추석이후 발행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관들의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다.

금융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이날 1조원의 RP(환매조건부채권)지원을
했음에도 자금시장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아 당분간 거래소강 및 금리속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도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원화의 환율이 7일연속
상승세를 기록, 11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이 9백8원70전으로 올라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지난달 26일 기록된 장중 사상최고가와 같은 9백9원50전으로
시작, 강세를 지속했으나 현물.선물환을 통한 외환당국의 매도개입으로
9백8원90전에 마감했다.

< 박기호.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