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경영위기 등으로 인한
한국경제 전반의 신용도 하락에도 불구,일부 기업과 금융기관이 해외
에서 성공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해 주목되고 있다.

8일 뉴욕 금융계에 따르면 체이스맨해턴은행은 최근 현대전자가
발행한 4억달러 규모의 양키본드를 전액 현지에서 인수시키는데 성공
했다.

체이스은행이 주간사를 맡아 발행된 양키본드에는 10여개 현지은행들이
신디케이션(채권단)에 참가,3억1천여만달러어치를 인수했으며 나머지는
체이스은행측이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스위스의 유니온 은행도 최근 금융신디케이션을 구성,한미
은행이 발행한 1억달러의 규모의 해외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의 해외발행 채권이 무리없이 소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 기아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해외 금융기관들의 한국 경제의 기본
상태(펀더멘틀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체이스은행의 김재유한국데스크팀장은 "현재 한국경제가 겪고 있는
곤경은 기본적으로 일부 은행과 관련 기업들의 문제일 뿐이라는게
은행고위 관계자들의 시각"이라며 "다만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가
높아진데 따라 양키본드 발행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정국 안정 여부가 향후 개
별 기업과 한국 전체의 컨트리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주요 변수라
고 간주,대형 융자건에 대해서는 그 시기를 오는 12월 대통령선거 이
후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및 멕시코내 공장의 생산 원부자재에 소요되는 자금을 전액 뉴욕
에서 조달하고 있는 국내 유력 전자업체 책임자는 "현지 거래은행들이
대출시기를 연말이나 연초로 미룰 것을 제의해와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