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용으로 쓸 수 있는 2행정 디젤엔진의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급진전
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동력시스템연구부 강건용(저배기그룹장)박사팀은 지난 94년
부터 산.학.연 협동으로 개발을 추진해온 승용차용 2행정 디젤엔진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최종실험에 착수했다.

2행정엔진은 자동차엔진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차세대 엔진이다.

이 엔진은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4행정이 1사이클을 이루는 4행정엔진과는
달리 흡입과 배기, 그리고 압축과 폭발과정이 각각 동시에 이루어지는게
특징이다.

즉 4행정엔진은 피스톤이 2번 왕복해야 온전한 1번의 힘이 발생하는데 비해
2행정엔진은 1번의 피스톤왕복운동에 1번의 힘이 발생한다.

2행정엔진은 따라서 같은 출력의 4행정엔진에 비해 힘이 1.7배가량 좋고
엔진크기도 줄일수 있어 차체의 날렵한 설계가 가능하다.

또 피스톤의 운동수가 줄어드는 만큼 진동이 감소돼 승차감을 높일수
있는게 장점으로 꼽힌다.

2행정엔진은 그러나 흡입과 배기과정(소기과정)이 한번에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저배기 저연비를 구현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강박사팀은 독자개발해 국내외 특허를 따낸 포핏밸브형 소기시스템인 RSSV
를 적용, 이 난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식은 소기밸브에 특수한 소기조절기구를 설치, 연소실내로 흡입된
압축공기가 실린더 벽면을 따라 흐르면서 앞서 연소된 가스를 밀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공기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강박사는 "이 방식을 적용해 만든 프로토타입엔진으로 올 연말까지 세부
실험을 수행한 뒤 자동차업체들이 선진국의 초저공해 자동차규제를 만족
시키는 2행정 디젤엔진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행정 디젤엔진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S-2엔진이 가장 높은 상용화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행정 가솔린엔진의 경우 호주
의 오르비탈엔진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는 등 이 방식의 엔진시장을 선점
하기 위한 선진각국의 다툼이 치열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