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 메이커인 "티솟"이 올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새롭게 제작한 TV광고물을 10월께부터 한국에서도 방영할
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예물시계를 비롯한 각종 신제품들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인들에겐 아직 생소한 티솟은 지난 1853년에 설립돼 1백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시계 브랜드로 전세계 1백40개국에 모두
1만2천여개의 판매점을 보유한 회사.

지난해에는 스위스 시장에서 팔린 전체 시계 수량의 10.5%를 차지하며
스와치에 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프랑소와 티에보 사장은 "스위스 시계의 가장 큰 시장은
아직까지는 이탈리아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지역"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력 상승과 함께 이 지역 시장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올 가을부터는 한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회사의 프랑스와 티에보 사장을은 한국 진출 동기를 밝혔다.

그는 "1백여년간 스위스 시계시장에서 정상을 지켜온 티솟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티솟은 이를 위해 발라드 마르퀴스 등 예물용 시계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스포츠 시계인 PR시리즈 등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제품과 관련, 내세우는 최대의 특징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 시계라는 점.

긁힘이 전혀없는 사파이어 크리스탈과 최고급 부품을 사용하고도 가격은
대부분 20~5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티솟은 철저한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한다.

티에보 사장은 이러한 경영방침이 가능한 것은 티솟의 대중적 인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즉 월등한 판매량이라는 튼튼한 기반이 있기 때문에 오메가 론진 라도
등 고가 브랜드와 품질면에서 손색이 없으면서도 비교적 싼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티솟은 스위스 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가지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인기도
확보한 독특한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왔다.

티솟은 제품혁신과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한걸음 앞선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플라스틱 시계의 돌풍을 몰고 온 스와치보다 10여년 빠른 지난 70년
이미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시계를 선보였다.

또 지난 85년과 89년에는 역시 세계 최초로 돌과 나무를 소재로 한
"록와치"와 "우드와치"를 각각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쿼츠의 정확성과 기계식 시계의 정통성을 결합한
"오토쿼츠"시계를 개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토쿼츠는 배터리 없이 시계의 흔들림만으로 자체 에너지를 생성해
작동하는 쿼츠시계로 차세대 시계제조 기술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역시 티솟의 자랑이다.

새 모델이 나오면 부품을 최소 20년 이상 최대 30년까지 보관한다는
것이 티솟의 원칙이다.

티솟 외에도 론진 오메가를 비롯한 전통의 고가브랜드와 특히 패션시계의
대표주자로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스와치 등 최근 국내
시장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스위스 시계 메이커들이 앞으로 한국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 르로클=박해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