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과장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과장이 애교스럽거나 너무할 때는 밉지가 않다.

대웅제약의 소화제 "베아제"광고가 그렇다.

"허기진 탐험가.

눈앞의 공룡을 순식간에 해치운다.

배는 남산만 해지고 공룡을 쫓던 원시인이 탐험가를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탐험가가 베아제를 입에 털어넣자 남산만하던 배가 쏙 들어간다.

이어 나오는 멘트, ''요즘은 빨라야 살 수 있죠''"

집채만한 공룡을 사람이 한입에 먹고 또 이 공룡을 베아제 한알로 소화해
낸다는 설정은 누가 봐도 허무맹랑하다.

하지만 과장이 너무 심하기에 오히려 거부감이 없다.

특히 "빠른 소화제=요즘 소화제=베아제"라는 제품컨셉트를 "원시인:현대인
=기존소화제:요즘소화제"의 유머러스한 대비로 잘 끌어냈다.

20초길이의 이 광고에서 공룡이 등장하는 시간은 단 5초.

이 5초를 위해 꼬박 이틀간 촬영이 이뤄졌다.

또 흙과 다른 재료를 섞어 공룡모형을 만드는데 1주일이 걸렸고 공룡
제작비로 1천만원이 들었다.

공룡촬영중 1초방영분을 남겨둔채 공룡다리가 부러져 애를 먹기도 했다.

공룡모형은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여러방향에서 사진을 연속으로 찍은 후 공룡이 움직이는 것처럼
편집했을 뿐이다.

초당 30컷의 사진이 연속으로 방영되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이
광고를 제작한 웰콤측의 설명.

광고모델료는 탐험가로 나오는 개그맨 김용만이 5천만원, 원시인으로
출연한 한 신인연극배우가 1천만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