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최근들어 "패밀리브랜드(family brand)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제품들을 한 가족으로 묶어 동일한 대표브랜드를 사용하는 패밀리
브랜드마케팅은 주로 식품음료 제과 생활용품 등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브랜드의 통합화인 패밀리브랜드전략은 두가지 방향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수평적인 패밀리브랜드전략.

어느 한 제품이 공전의 히트를 칠 경우 이 제품의 브랜드를 가지치기해
다른 제품에도 옮겨 쓰는 것이다.

음료업체들이 특히 애용하면서 10개이상의 제품에 같은 브랜드를 쓰는
경우도 있다.

해태음료의 "갈아만든"브랜드가 대표적 사례다.

"갈아만든"은 사과에서 시작해 복숭아 배 당근 토마토 딸기제품으로
확산됐다.

지난 95년에 첫 등장한 "갈아만든 사과"가 히트하자 후속으로 나오는
과일음료들에 "갈아만든"브랜드를 다 갖다 붙였다.

계열사인 해태제과도 이 브랜드를 빌려와 "갈아만든 새우"스낵을 내놓았을
정도다.

롯데칠성의 "사각사각"시리즈도 음료업계의 대표적인 패밀리브랜드중
하나다.

이밖에 "몸에 좋은" "과일촌" "큰집" 등이 음료업계의 패밀리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음료업계의 패밀리브랜드특징은 개별적인 상품성격이 강한 탄산음료보다는
과즙음료에 집중되고 있으며 건강음료와 전통음료로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제과업계에서는 해태제과가 장수인기상품인 초콜릿 "자유시간"과 같은
이름으로 빙과제품을 내놓으면서 제품포장까지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무설탕초콜릿 "제로"브랜드를 껌과 사탕에도 쓰고 있다.

라면업계에서는 빙그레가 용기면 "캡틴"시리즈로 짜장면 우동 불고기 등을,
오뚜기식품은 "3분"시리즈로 짜장 카레 등을 내놓았다.

식품업계에서는 미원이 "청정원"브랜드로 간장 된장 고추장 등 모든 장류
제품을 하나로 묶어 가족브랜드를 이루고 있다.

미원은 특히 식품분야에서는 "청정원"브랜드를, 커피제품에는 "로즈버드",
냉동식품에는 "쿡앤조이" 등의 가족브랜드를 사용중이다.

제일제당의 "다시다"브랜드는 쇠고기 멸치 북어 된장 해물진국 등 모든
조미료제품에 쓰이고 있다.

다른 하나는 수직적인 패밀리브랜드.

수평적인 패밀리브랜드만큼 많지는 않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전략은 다시 하향수직브랜드와 상향수직브랜드로 나뉜다.

하향수직브랜드로는 풀무원과 산내들이 대표적인 케이스.

풀무원은 회사이름을 먼저 지은 다음 모든 개별제품에 풀무원이라는
브랜드를 붙이고 있다.

풀무원두부 풀무원콩나물... 등의 식이다.

산내들도 마찬가지로 산내들이라는 기업명을 생산제품들의 브랜드로 쓰고
있다.

상향수직브랜드로는 한 제품의 브랜드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기업이름을
아예 브랜드이름으로 바꾸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피죤"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주)피죤은 섬유유연제브랜드인 "피죤"의 인기를 타고 원래 동안물산이던
회사명을 지금의 피죤으로 바꿨다.

그룹명에 "하이트"라는 단어를 넣기로 하고 작명작업을 진행중인 조선
맥주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처럼 패밀리브랜드전략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마케팅비용을 절약
하면서 큰 광고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때문이다.

대홍기획의 나운봉 마케팅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의
브랜드를 다른 후속제품에도 사용할 경우 기존제품의 브랜드인지도와 소비자
충성도를 다른 제품에도 이용할 수 있다"며 "기업은 신제품에 대해 특별히
광고나 판촉활동을 하지 않아도 기존제품의 명성덕에 신제품을 금방 소비자
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제당의 "식물나라"샴푸와 린스의 경우 유명한 식물나라화장품 덕분에
광고판촉비 한푼 들이지 않고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렇지만 패밀리브랜드전략에도 단점이 있다.

제품중 어느 하나가 물의를 일으키면 제품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기업 및 브랜드작명업체인 인피니트의 박병천 대표는 "미국 코카콜라사는
패밀리브랜드를 쓰지 않는 기업으로 유명하다"며 "이 회사는 네스카페 파워
레이드 등 신제품을 내놓을 때 코카콜라회사의 제품이라는 점을 절대로
부각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에 코카콜라브랜드를 사용, "코카콜라 네스카페"식으로 이름을
지으면 광고선전없이도 단시일내에 유명해질 수도 있지만 네스카페가 실패로
끝날 경우 코카콜라의 명성에 흠이 나기때문에 철저하게 개별브랜드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케팅전문가들은 패밀리브랜드가 이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
이나 마케팅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이 리스크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패밀리브랜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 유형별 패밀리브랜드 ]]

< 수평적 패밀리 브랜드 >

"갈아만든" 브랜드 = 갈아만든 사과, 갈아만든 배, 갈아만든 당근 등
"사각사각" 브랜드 = 사각사각 배, 사각사각 사과 등
"다시다" 브랜드 = 쇠고기다시다, 멸치다시다, 북어다시다 등
"식물나라" 브랜드 = 식물나라 화장품, 식물나라 비누, 식물나라 샴푸 등
"청정원" 브랜드 = 청정원 간장, 청정원 된장, 청정원 고추장 등

< 수직적 패밀리 브랜드 >

<>.하향수직 브랜드

"풀무원" (기업명) = 풀무원 두부, 풀무원 콩나물 등 제품브랜드로 사용
"산내들 (기업명) = 산내들 소금, 산내들 감식초 등 제품브랜드로 사용

<>.상향수직 브랜드

"피죤" = 섬유유연제 "피죤" 브랜드가 기업이름으로 승격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