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핫머니(투기성 국제자금)의 공격대상이 될수 있어 사전대비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3일 산업은행은 "동남아 통화불안의 실상과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적자나 부도사태가 계속돼 금리나 환율수준이 경제여건과 큰 차이를 보일
경우 환투기 표적이 될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통화위기를 극복하려면 기본경제력을 강화하는게 관건이나
동남아국가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현지 구매력이 떨어지는 등 우리경제가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보다 더 많은 수출이 이뤄지는 동남아 지역이
통화가치 하락을 겪게 됨에 따라 수입여력이 감소, 결국 우리의 수출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동남아 수출은 2백2억달러(전체의 15.6%)로 무역흑자는
81억달러였고 올 상반기엔 39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산업은행은 또 동남아국가들과 한국이 경합하는 제3국 시장에서도 동남아
지역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한국 수출상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밖에 국내 업체중 동남아지역에 투자해 현지 내수판매 비중이 높은 제조
업체나 현지통화로 계약을 맺은 건설회사, 현지통화로 대출금을 보유한 은행
이나 종금사는 환차손이나 대손증가 등 나쁜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은행은 외부충격으로 통화위기가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기본경제력을
강화하고 IBRD(세계은행)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금융기구와 협력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