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이에 따른 처방을 구한다.

이는 기계도 마찬가지다.

기계에 이상이 생기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파악을 해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기계지도실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계건강진단"은 이와같이
기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원인을 분석하고 원활하게 작동할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의 건강도 건강할때 지키는 것이 가장 좋듯이 기계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때 정기적으로 검진을 해주는 것이 기업의 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도 가장 좋다.

흔히 기계가 고장났을 경우 수리하는데 따른 비용손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기계의 유지보수비중 수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정도에 불과하다.

이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기계가 고장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손실이 48%로 전체 비용손실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볼수 있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생산손실과 고장발생 직전에 발생할수 있는 제품의
불량손실, 운전자의 유휴인건비 손실 그리고 고장이 나지 않았지만 고장난
기계의 다음 공정에 있는 기계들의 연속적인 가동중지에 따른 손실 등
여러가지 유무형의 손실이 모두 포함된다.

사전에 기계건강진단을 꾸준히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는
다음의 한 사례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얼마전 한 업체는 외국으로부터 1억5천만원에 구입한 기계가 원인모를
고장이 났다.

이 기계는 석유화학 공장에 압축공기를 공급하는 설비였다.

구입업체에 수리를 문의한 이 회사는 수리비의 액수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구입가보다 오히려 비싼 2억여원이었기 때문.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였지만 그렇다고 기계를 수리하지 않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 기계의 작동이 중지될 경우 당장 하루에만 10억여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한대를 더 추가주문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주문에서 공급되기 까지는 적어도 6개월이 걸리는데 이 기간동안 발생할
엄청난 손실을 회사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건강진단의 가장 큰 목적은 기계가 고장으로 정지하고 있는 기간(Downtime)
을 최소화시킴으로써 기계의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할수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선 발전된 기술로 기계가 고장나기 수개월전에 이미 고장
발생을 예측, 생산의 부하가 가장 적은 한가한 시간을 택해 기계를 수리하는
회사도 많다.

중진공에서는 지난 90년부터 지속적으로 기계건강진단 지도를 실시해 오고
있다.

보다 효율적인 기술지도를 위해 이미 25명이 기계건강진단사들을 양성했으며
그동안 250여건의 현장 기술지도와 37회에 걸친 크고 작은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 김재창 기자 >

(문의) 중소기업진흥공단 기계지도실 (02) 769-6866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