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무덤, 스타트업 불모지, 정보기술(IT) 갈라파고스….’얼마 전까지 일본을 바라보는 대내외 시각은 이랬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가 혁신을 멈춰 세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180도 달라졌다. 일본 정부는 스타트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파격적인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은 돈을 싸 들고 일본으로 향하는 중이다. 아시아 창업 중심지 역할을 두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경쟁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원책 쏟아붓는 일본일본 도쿄 시부야는 1990년대 ‘IT 성지’로 불린 곳이다. 2000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60여 곳의 VC가 몰렸다. 하지만 IT 투자가 주춤하면서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시부야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시부야구는 신규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스타트업스 주식회사’를 세웠다. 사무 공간을 마련해 스타트업에 1년간 공짜로 제공한다. 은행 법인 계좌 개설에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서 1~2주로 줄였다. 지역을 지켜온 오래된 회사들이 폐업하면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스타트업 육성을 해법으로 삼은 것이다.이런 파격 지원책을 내세운 건 지방자치단체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스타트업에 10조엔(약 90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일본정책금융공고(JFC)는 이달부터 스타트업 대상 무담보 대출 한도를 2배 넘게 올렸다. 일본 연기금과 민간 은행도 스타트업 투자에 합세했다.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 박스 세제’도 새롭게 도입됐다. 이달 이후 취득한 인공지능(AI) 관련 라이선스 소득에 30%의 소득공제를 해주는 제도다.일본의 ‘각성&rsquo
'혁신 엔진 풀스택 벤처캐피털(VC).' 카카오벤처스의 신규 사령탑 김기준 대표가 제시한 카카오벤처스의 비전이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짧은 안목으로 투자해 단건으로 돈을 찔끔 버는 것보다는 다른 VC들이 하지 않는, 동시에 의미있는 활동들을 하면서 장기적인 수익을 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12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해 테크 기업 발굴과 후속 지원을 이끌어온 딥테크 투자 1세대다. 루닛, 한국신용데이터, 리벨리온 등 스타트업 50여곳에 투자했다. 김 대표는 "창업자들이 당장의 적은 돈을 벌기 위해 시야를 좁히진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벤처 혹한기로 불리는 지금이 창업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과감하게 창업을 택한다면 꼭 풀어야 하는 커다란 문제를 가져오는 게 맞다. 수익모델을 고쳐서 짧게 돈 버는 것보다 길게, 또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지지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작년 카카오벤처스의 투자건수와 액수가 전년에 비해 많지 않았습니다. A. 초기 투자사는 창업이 얼마나 일어나느냐에 따라 투자 건수도 달라집니다. 작년엔 유망한 창업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어요. 인재들은 혹한기에도 다른 선택지가 많습니다.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창업에 예전처럼 많이 뛰어들지 않는 것 같아요. 올해도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신 저희가 창업팀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노력을 하려고
롯데가 전사적인 인공지능(AI) 전환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백화점 AI 통역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과일 선별 과정에도 AI를 도입했다.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롯데마트·슈퍼는 25일부터 AI가 선별한 수박과 참외를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 기반의 AI 선별 시스템(사진)이 과일 크기, 병해 여부, 숙성도 등을 판단한다. 기존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로 사람의 판단에 의존한 ‘과일 속’ 상태까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대부분의 수박 관련 소비자 불만족 사례는 과숙, 미숙 등 수박 속 문제였다는 판단에 따라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 회원 데이터 기반의 자사 디지털마케팅 플랫폼 ‘딥애드’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딥애드의 자체 데이터와 딥애드를 사용하는 업체의 데이터를 더욱 쉽게 결합할 수 있게 된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는 “딥애드에 제미나이를 적용한 걸 계기로 여러 생성형 AI 활용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상품과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유통업계 최초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AI 기반의 13개 언어 동시통역 서비스를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과 안내 데스크가 투명 스크린을 두고 서로 말하면 AI가 통역한 메시지를 화면에 띄워주는 시스템이다.이 같은 AI 전환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1월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