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지난 8월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

통상산업부가 1일 발표한 8월중 수출입동향(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8월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9% 늘어난 1백11억2천6백만달러,
수입은 11.2% 줄어든 1백15억5천7백만달러로 무역수지는 3억8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누적 무역적자는 1백2억4천3백만달러로 늘어났다.

월간으로는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지난 7월에 이어 수입감소세를 보이는 등 기아 그룹의 부도협약 지정 등에도
불구하고 국제수지 적자 추세가 빠르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외형상으로는 수출이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
부도여파로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그 영향으로 수출기업들이 수출환어음
매입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무역수지는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8월중 교역동향 =수출이 3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신장세를 기록한 것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섬유직물 등 주력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품목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미 충분한 설비능력을 확보, 외국에서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수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력품목의 수출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수입은 경기침체의 지속으로 자본재수입이 줄어든데다 국제유가의
안정세에 따라 원유수입도 올들어 첫 감소세를 나타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 품목 및 지역별 동향=반도체 수출품목이 16메가D램에서 64메가D램
비메모리 조립공정분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16메가D램의 경우 개당 국제현물가격이 지난 3월 9.5달러에서 최근에는
7.5달러로 떨어지면서 수출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반도체업체들은 수출품목을 64메가D램 등으로 전환하면서 수출
신장세를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철강제품(32.5%) 석유화학(67.8%) 섬유직물(10.3%) 등의
수출호조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 수출은 기아자동차및 아시아자동차의 수출이 약 2억달러정도 차질을
빚으면서 증가율이 7.1%로 둔화됐다.

반면 플라스틱제품 타이어 신발 등 대부분 경공업제품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국 일본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2.5%(24억3백만달러), 아세안 홍콩 중국 아프리카 등 개도국지역
수출도 26.8%(30억4천1백만달러) 늘었다.

수입의 경우 설비투자 위축으로 자본재수입이 전년동기대비 19.4% 감소
했으며 원유수입도 올들어 첫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8월중 소비재수입은 8억4천5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7% 줄었다.

<> 전망 =통상산업부는 지난 8월중 무역수지 적자폭을 당초 6억~7억달러로
예상했으나 3억8천만달러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무역수지 개선폭이 확대
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무역수지적자를 목표대로 1백40억달러선에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무역수지 개선에는 여전히 복병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통산부도 우려를 하고 있듯이 우선 기아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수출에 차질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 통화가치의 하락, 동남아 외환위기사태의 진전여부도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원화환율의 절하 효과가 예전처럼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등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심리적 동요가 안정되지 않는 한 무역
수지개선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