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재정출연을 확대, 중소기업의 진성어음을 전액 할인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경제인클럽에서 기업금융
간담회를 갖고 기업의 자금조달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의지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원봉희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심의관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들은 이와 함께 정부가 갑자기 부도방지협약 폐지검토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기업이 연쇄부도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금융시장 안전화대책은 일부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
제고와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나 신용불안 해소와 기업금융
원활화에는 크게 미흡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정책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대출창구가 얼어붙어 있는 등 시중에
자금이 전혀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따라서 신용불안 해소 및 기업금융원활화를 통한 기업활력 회복과
장기적인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미 발표한 대책의
조기시행과 함께 <>신용보증기금의 재정출연확대 <>보증지원확대 <>신축적인
재할인정책 등을 통해 진성상업어음의 할인이 쉽게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심의관은 정부가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대책은 여러가지 현실여건
을 감안해 마련한 강력한 조치로 곧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에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외환을 많이 들어올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일부에서 우려하는 다음달에 외환위기가 닥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문제와 관련, 원심의관은 현재의 환율은 최근 우리 경제 현황을
감안할 때 적정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업금융간담회에는 LG전자의 이찬호 상무, 현대전자의 임기태 이사
등 30대그룹 자금담당 임원 25명이 참석했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