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지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9백55Km의 송유관망이 29일 준공됨에
따라 석유 수송체계에 신기원이 열리게 됐다.

우선 석유의 전천후수송이 가능해졌다.

원유가 도착하는 해안에서 내륙소비지로 연결하는 지하송유관이 완성돼
눈 비 등에 영향을 받는 육상수송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송유관망 준공으로 전국 고속도로를 뛰던 매일 5천여대의 유조차량의
통행량이 줄어들어 물량비용절감 뿐 만아니라 환경공해요인도 감소될 전망
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유류수송비용만 연간 7백70억원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함께 전국 4개 저유소의 평균 저유량이 3백50만배럴에 달해 우리나라
경질유(휘발유 경유 등유 항공유) 소비량의 5일분에 해당하는 석유류 비축도
가능해졌다.

<> 송유관망 구성 =전국송유관망은 인천에서 김포공항을 잇는 경인송유관망
(55km), 울산과 여천에서 각각 성남까지 이어지는 남북송유관망(9백km)및
3개 저유소와 11개 가압소로 구성돼 있다.

경인망은 경기도 고양시와 항공유를 주로 공급하는 김포공항을 잇는 것으로
지난 90년12월 착공돼 2년만에 준공됐다.

남북망은 여천의 LG정유에서 성남저유소, 온산.울산의 쌍용정유와 유공에서
성남저유소까지 각각 관로가 설치돼 있다.

영남구간(4백39km)과 호남구간(4백61km)은 대전에서 만나 이번에
성남저유소까지 관통됨으로써 남북송유관망의 대동맥이 형성된 것이다.

성남저유소의 저장능력은 1백97만3천배럴로 동양최대 규모이다.

<> 안전성 =대한송유관공사는 송유배관의 경우 미국 석유협회규정에 따라
설계압력의 1.5배까지 견딜 수 있는 특수강관을 사용했고 용접부위는 방사선
투과검사를 벌여 기름유출을 방지했다고 밝혔다.

또 강관을 폴리에틸렌으로 코팅해 부식을 방지했고 지하 2m 깊이에 묻은
배관밑에는 누유감지선을,배관위에는 보호철판을 설치해 외부공사에 따른
파손위험에 대비했다.

저유소도 화재가 일어났을때 각종 소화장비가 자동으로 동시에 작동해
확산위험을 막고 유류탱크에 불이 나면 이를 소화용거품이 자동으로 덮게
된다고 대한송유관공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 송유관망의 중심역할을 하게 되는 성남저유소는 분당신도시및
용인수지지구 등 대규모 주거지역과 근접해 있어 만에 하나 불상사가 일어날
경우 위치선정에 대한 논란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향후 계획 =송유관망 공사는 종결된게 아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성남저유소에서 영종도 신공항에 이르는 1백16km의
영종도신공항망을 오는 99년말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또 대구.경북지역의 유류수송을 전담할 칠곡저유소도 99년말까지 지을
예정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장기적으로는 여천과 울산을 잇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송유관 환상망을 연결한다는 방침아래 타당성 검토에 나서고 있다.

남북통일에 대비해 북한지역으로 송유관망을 연결할 구상도 있다.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