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은 27일 원화환율의 추가상승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동남아국가들의 외환 위기가 우리나라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은 결코 좌시
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붇였다.

재경원은 현재의 외환 수급 구조로는 결코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일 이유가
없으나 환투기등 심리적인 요소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재경원이 금융대책을 발표한지 하루만에 다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적극
대응방침을 표명한 것은 자칫 방심하다가는 원화환율이 걷잡을수 없이
오를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심리적 불안이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실물경제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초부터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9백~9백5원이라면 이는 받아
들일수 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해놓은 상태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반등해 조선수주와 자동차수출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점과 실질실효환율 등을 감안한 것이다.

환율이 추가급등할 이유는 아무리 봐도 없다는게 재경원의 진단이다.

우선 경상수지적자가 축소되는 추세를 든다.

7월 경상수지적자가 10억달러수준으로 올들어 7월까지는 모두 1백1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8월과 9월에도 경상수지적자는 10억달러수준에 그치고 4.4분기에는 경상
수지적자가 균형수준을 보여 연간으로는 경상수지적자를 당초 목표했던
1백40억~1백60억달러 수준으로 묶어 두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자본유입도 양호해 전반적인 외환수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뿐만아니라
하반기에는 외화자금유입이 크게 늘어나 연말께에는 오히려 절상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빌려온 자금이 크게 늘어 지난해 하반기
49억달러였던 자본수지흑자가 올 상반기에는 1백14억9천만달러로 크게 확대
됐다.

하반기에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등의 외화차입한도를 확대하고 자본자유화
조치를 추가하면 80억~1백억달러가량의 외화가 더 유입돼 경상수지와 자본
수지를 합한 종합수지는 무난히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제일은행과 일부 종금사의 외화조달어려움으로 외환시장전반에 심리적
인 불안감이 조성돼 있지만 이것은 지난 25일 정부가 대외채무지급보장을
선언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함으로써 해소되고 있다는게 재경원의
설명이다.

8.26 조치에 대한 외국의 반응 역시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외국언론은 물론이고 SLP등에서도 "인상적"(impressive) "긍정적"
(affirmiative)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재경원은 설명했다.

최근 동남아환율위기에 휩쓸려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루피화가 결코
고평가된 수준이 아니었는데도 태국 바트화급등 영향으로 환율이 이상급등한
것처럼 우리도 현재 환율은 적정 수준이지만 철저한 정부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동남아환율급등영향을 받을수도 있다는게 정부가 적극 개입을 선언한
배경이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