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한국통신 등의 대규모 자금이 종금사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수백억원규모의 단기자금을 후발 H은행의
기업형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에 예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자금은 다른 시중은행에도 일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그동안 단기자금을 주로 종금사에 맡겨뒀었으나 은행들이 MMDA를
선보이면서 종금사 수준과 맞먹는 금리를 보장하자 예금처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은행관계자들은 "특히 최근 일부 종금사들이 유동성 부족을 겪는 등 신용
상태에 불안한 징후를 보이는 것도 대규모 자금의 이동을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정부부처 산하연기금및 지방자치단체들도 종금에 예치해뒀던 자금을
은행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들 연기금은 최근 조흥 등 선발시중은행들에 자금을 맡기기 위해
금리수준까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정경제원이 정부관련 기관들에 대해 사업자등록증이 없다는 이유로
은행의 기업자유예금(기업형 MMDA)에 자금을 예치하지 못하도록 유권해석을
내림에 따라 은행들은 쉽사리 이들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조만간 재경원에 한국통신등이 은행권에도 자금을 운용
할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기업들의 거액자금을 예치하는 과정에서 네고금리를 적용, 최고
연12%수준까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