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 대한전선 대성전선 등 국내 전선업체들이 중국 베트남 탄자니아
등지에서 해외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기존의 전선회사를 인수하는 등
발빠른 해외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계점에 다다른 국내시장보다 개척하기에 따라 잠재수요가 엄청난
해외시장쪽으로 경영의 무게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는 LG전선 (대표 권문구).

LG는 지난 6월 베트남 하이퐁에 베트남의 최대 케이블생산업체인
휴맥사와 손잡고 전력케이블 합작공장인 LG-VINA 케이블을 완공했다.

모두 2천3백만달러가 투자된 이 공장은 지난 95년 하노이에 세운
합작법인 VINA-GSC에 이어 두번째 현지 공장이다.

대지 1만7천평 건평 4천평 규모로 2백20V에서 35 급의 중.저압용
전력케이블과 송전용 알루미늄연선 (ACSR)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규모는 연간 6천t.

LG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1천5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하노이의 VINA-GSC와 함께 이번
전력케이블 공장의 준공으로 베트남의 통신망과 전력망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구축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LG는 이처럼 고부가가치 수익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성장형 해외사업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00년엔 전체 매출중 25%를, 2005년에는 3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소전선업체중 해외시장 개척의 선두는 단연 대성전선 (대표 양시백)
이다.

대성은 한정된 파이 (국내시장)를 놓고 LG전선 대한전선 희성전선 등
덩치가 큰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 일찌감치 국내보다
해외시장으로 경영타깃을 맞춘 대표적인 업체이다.

이 회사는 LG보다 빨리 지난 93년 4백40만달러를 투자, 베트남 우정국
(DGPT)과 합작으로 하노이에 통신케이블 공장인 VINA-대성을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엔 5백만달러를 들여 중국 광서통신총공사, 홍콩
케이블텔레콤 등과 합작으로 난닝에 역시 통신케이블 공장을 완공하고
중국 대륙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성은 지난달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국영 전선회사인 TCL사의 지분
51%를 1천4백만달러에 전격 인수,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회사의 인수로 대성은 탄자니아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기업이 됐다.

이 공장인수를 발판삼아 대성은 탄자니아외에도 모잠비크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체 매출액중 해외시장의 비율이 40%에 이르고 있는 이 회사는
2000년까지 50%선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양사장은 "지금까지 전선업체들은 관납물량의 비중이 커 사실 큰
어려움없이 장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는 국내시장에만
안주해서는 도태되는 상황이 왔다.

중소전선업체들도 해외시장진출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온두라스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전선 (대표 유채준)은 지난 3월 일본의 도멘사, 인도의 델톤사와
합작으로 총 2천만달러를 투자, 인도 뉴델리에 TDT 코퍼사를 설립했다.

이 공장에서는 전선의 원재료인 황인동선을 생산한다.

특히 인도정부가 황인동선물량의 대부분을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인도시장의 향후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게 대한전선의
판단이다.

여기에 지난 91년 이후 인도정부가 항만 전력 통신 등 사회인프라시설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전력 통신케이블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업계 일부에서는 얼마전 치밀한 준비없이 중국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실패를 본 D사의 경우를 예로 들며 해외진출 못지않게 철저한
사전조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