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중심부에 자리잡은 거대한 블랙홀의 존재를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
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최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23차 국제천문학연합총회에서 은하수 중심부의 블랙홀 존재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라인하르데 겐첼 박사는 칠레에서 천체망원경을 사용,
은하수 중심부에서 1광주(빛이 1주일간 가는 거리) 떨어진 곳에서 초속
2천km 속도로 궤도를 도는 별을 찾았다고 밝혔다.

겐첼박사는 이 별의 속도로 보아 궤도중심부에 태양보다 2백50만배나 더
큰 집적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거대한 블랙홀의 존재를 시사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도 직경 10m의 렌즈를 가진 세계최대의 W M 켁
천체망원경으로 이 별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도쿄대의 소부에 요시아키 교수는 "은하수 중심에서 X선과 방사선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블랙홀이 존재할 것이란 추측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며
"이번 관측으로 그 사실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말했다.

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으로 강력한 중력을 형성, 빛과 전파조차 가둬
버린다는 우주의 가상구멍을 말한다.

이 블랙홀의 존재는 빛에도 질량이 있어 중력장 안에 갇힐수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