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국 30개 종합금융사 사장단회의는 종금사 위기론이 자칫 신용
공황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의 긴급요청에 의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해태그룹 계열사인 해태상사가 종금사 위기론으로 자금압박을
받아온 일부 지방종금사의 자금회수로 인해 부도위기에 몰린 것으로 드러나자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

물론 정부가 내주초 종금사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모든
종금사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도 전체 사장단 회의
소집배경으로 보인다.

한 종금사 사장은 "지난 18일에도 협회 임원진과 일부 사장들이 재경원
관계자와 만나 종금사의 애로를 전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

2시간에 걸친 회의끝에 사장단이 결의한 "보유CP의 현금회수억제"에 대해
신한종금의 한근환 사장은 "종금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자평하고
"금융시장이 호전될때까지 자금회수를 억제한다고 했는데 이는 기아사태가
정상화될때까지라는 의미"라고 설명.

자금회수 억제 대상을 놓고 일부에서는 30대그룹으로 대상을 제한하자는
얘기까지 꺼냈으나 구체적으로 대상을 못박기에는 시간이 촉박, 결정하지
못했다는 후문.

종금사 위기론의 첫 희생양이 될뻔한 해태그룹의 정기주 종합기획실사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 기업설명을 할 예정이었으나 종금협회의 거절로 준비한
IR자료만을 종금사 사장들에게 전달.

정사장은 "우수 주식소유분산업체이며 현금회전율이 좋아 자금사정이
괜찮다"며 "2금융권의 여신이 많은 것은 제과 음료등의 주력업종이 과거에
소비성업종으로 분류돼 은행으로부터 돈을 못빌렸기 때문"이라고 설명.

한편 이날 별도로 열린 서울소재 8개 전환종금사 여신담당임원 모임에서는
종금사간 부도유예장치를 따로 마련, 경쟁적인 자금회수를 자제하자는 의견
이 제기됐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태그룹에 대해서는 자금회수를 동결하고 추가부담까지도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하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