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체인형슈퍼체인 한남체인이 자금난으로 지난 19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한남체인은 코리아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한 재미사업가 박동선씨와 영화배우
최지희씨등 유명인사들이 차례로 경영에 참여해 한때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던 기업이다.

지난 64년 한국최초의 체인형 근대슈퍼마켓으로 설립된 한남체인은 지난
75년 재미사업가 박동선씨가 인수해 운영하다가 78년 코리아게이트사건의
영향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영화배우 최지희씨가 인수했었다.

이런 손바뀜을 거쳐 지난 85년부터는 경북상호신용금고의 전 오너였던
김태웅씨 일가가 사들여 지금까지 경영해 왔다.

그러나 김씨일가가 할인점의 등장등 유통격변기에 투자를 거의 안해 최초의
슈퍼체인치고는 초라하다고 볼수있는 규모인 지점 15개 연매출 1천1백억원의
중소기업으로 전락했다.

유통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투자부진과 경기침체가 겹쳐 부도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너측이 관계사인 경북상호신용금고에서 고리의 대출을 받도록해
재무구조를 악화시킨것도 부도발생 원인중의 하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한남체인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최초의 슈퍼체인으로
양질의 운용시스템과 인력을 갖추고 있어 제3자가 부채를 떠앉는 조건으로
20-30억정도의 운용자금만 투자하면 회생할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약 1백50개의 물품공급업체중 한남체인에 채권이 많은 몇개 대형식품
업체가 인수를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주인이 생각보다 빨리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