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인수자 찾기"는 결국 공모가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지게
됐다.

또 우성건설은 입찰조건 등이 재검토돼 다음달 중순까지는 재입찰에 붙여질
전망이다.

제일은행 등으로 구성된 한보철강 인수기획단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공모했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아 결국 공모방식의 제3자 인수
추진은 무산됐다고 밝혔다.

인수기획단은 이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수의계약 방식에 의한 제3자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인수기획단 관계자는 "우선 한보철강 주식을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며 "인수능력이 있는 그룹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인수의사
타진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공개입찰이 계속 유찰됐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도
없었던 점을 감안, 개별 접촉때 인수조건 등을 완화하는 유인책도 고려중
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한보철강의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대략 1조6천억원)에 대해
15년가량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도 일정액 감면, 또는 유예하는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또 필요하다면 자산규모도 재실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수의계약이라고 해도 주식 전량 인수방식은 성사보다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더 높다.

인수기획단은 주식매각에 실패할 경우 자산매각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 방안에 대해선 포철과 동국제강이 손을 든 상태.

다만 인수가격이 2조원으로 자산평가액 4조9천억원에 턱없이 낮다는 걸림돌
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산분리 매각방식을 택하면 가능성도 있다는게 인수기획단의 예측이다.

한 관계자는 "부채를 떼어 놓고 말그대로 설비 등 재산만 판다면 판매
가격대는 훨씬 내려갈수 있다"고 밝혔다.

또 "포철측이 제시한 희망가격 2조원은 자산가치가 아니라 한보철강에서
한해 6~7%대의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규모"라고 밝혔다.

최후의 대안인 자산인수방식을 택하면 의외의 진전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24개 그룹을 대상으로 벌어진 우성건설그룹 주식공매 공개입찰도
무산됐다.

제일은행측은 이에 따라 부채비율 매출액 등 참가기준을 완화, 보름가량
후에 재입찰에 붙이기로 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보유 부동산 등에 관심을 갖는 업체가 상당해 수의계약
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