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통산이 쓰러지는등 의류업계의 불황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자 의류
업계가 "감량경영"과"수익성제고"를 통한 탈불황 총력전에 나섰다.

이들은 기존의 매출확대전략을 수정,생산량과 매출을 동결하고 매장수를
축소하는등 유례없는 다이어트 작전에 돌입했다.

외형보다는 내실을 추구하는 신경영패턴의 바람이 이제 의류업계에도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중저가 브랜드를 앞세워 급성장을 지속해온 이랜드는 "이랜드" "언더우드"
등 주력 5개 브랜드의 유통망을 기존 1천2백개에서 9백여개로 3백개나
줄였다.

삼성물산 에스에스 패션, 나산, 신원등 대부분의 업체들도 올들어 매장
수를 10-20여개 축소하는등 적자매장에 대한 정리작업을 진행중이다.

신성통상도 "유니온 베이"유통망을 올 상반기에 30여개 축소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20여개의 비효율 매장을 더 정리키로 했다.

이와함께 이랜드는 이례적으로 의류부문의 올해 매출을 마이너스성장
으로 책정하하는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올 전체매출을 동결했다.

신원과 나산도 베스띠벨리, 씨, 조이너스, 꼼빠니아등 매출 1천억원이상
대형브랜드의 올해 매출을 전년대비 2백-3백억원씩 줄여잡았다.

감량경영과 함께 하반기 영업호전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도 내놓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업체가 신원.

신원은 최대브랜드인 "베스띠벨리"에 대해 로고를 바꾸고 가격대를
15%정도 낮추는등 런칭 8년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수술작업을 벌였다.

가격은 내리되 세일 남발로 빚어졌던 수익성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세일횟수는 연 4회에서 2회로 축소할 예정이다.

더욱이 신세대 남성복 브랜드 지이크와 10대를 겨냥한 케주얼 브랜드
비키에 대해서는 아예"노세일"을 선언했다.

나산 역시 올 하반기 판매전략의 촛점은 "수익성".

현재 30대 70에 달하고 있는 정상가격 대 할인판매의 비율을 50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함께 꼼빠니아의 타겟연령을 기존 20대초반-후반에서 10대후반-25세
까지로 끌어내려 "불황이 없다"는 신세대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물산 에스에스 패션도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 판매를 늘리고
재고를 최소화하기위해 판매추이를 봐가며 생산량을 조절하는 "반응생산"
비율을 현행 17%에서 올해안에 20%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삼성은 최근 각 매장 사장및 점장등 판매현장 관계자들을 주축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 시즌별로 3-4회씩 회의를 갖고 인기품목과 비인기 품목
을 그때그때 선별, 생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LG패션도 그동안 부진했던 숙녀복 부문을 강화,양대 브랜드인 "로오제"와
"그레이스"의 유통망을 강화하고 광고도 20% 늘릴 계획이다.

이랜드는 의류업계 부침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아예 사업다각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랜드는 그룹내의 의류부문 매출비중을 낮추고 지난해 10%선에 그쳤던
유통부문의 매출비중을 올해는 30%선까지 높이는데 이어 오는 2002년에는
의류대 유통매출을 50대50으로 조정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웠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