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더라도 이왕이면 유명상표의 옷을 산다"(10대)
"속옷도 색상이나 디자인에 신경쓴다" (20대)
"비싸더라도 환경오염이 덜한 제품을 사쓰겠다" (30대)
"주거환경이 좋은 곳보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살고 싶다" (40대)
"디자인이 좋은 옷보다는 활동하기 편한 옷을 즐겨 입는다" (50대).

제일기획이 조사 분석한 "97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나타난 연령대별
특징중 일부다.

제일기획은 기업의 마케팅활동에 도움을 주기위해 지난 87년부터 해마다
소비자들의 생활습관과 상품구매활동 매체접촉실태 등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해왔다.

올해 라이프스타일 조사는 지난 5월6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5대도시의 13~59세 남녀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일기획은 조사결과 전반적으로 96년과 마찬가지로 고급화 편의지향
서구화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으나 세대별로는 "벗어나려는 10대,
즐기려는 20대, 더불어 살려는 30대, 피곤하고 지친 40대, 외로운 50대"
등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을 정리해 소개한다.

<> 벗어나려는 10대

10대들의 생활에는 탈출의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

패션에서 이 특성이 가장 뚜렷하다.

실례로 41%가 "두드러진 옷이라도 마음에 들면 입는다"고 했다.

전체 평균 28%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이다.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을 입기 싫어진다"는 비율 (37%)도
평균치(30%)를 상회했다.

10대들의 또다른 특징은 소비성향이 높다는 점.

45%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낭비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조사대상자의 53%는 "쇼핑하는 것이 즐겁다" (53%)고 했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높다"와 "비싸더라도 이왕이면
유명상표의 옷을 산다"의 2개 설문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52%와 33%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크게 높았다.

10대들은 또 절반이상 (52%)이 PC를 생활필수품으로 여기며 PC통신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류업계가 소위 "마우스족"의 눈길을 끌기위해 거리패션쇼와 같은
상식파괴마케팅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10대들의 내면을
간파한 전략이다.

마우스족이란 초등학교 6학년인 13세에서 고등학교 1~2학년인 17세까지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미키마우스와 같은 발랄함과 컴퓨터주변기기인 마우스를
손에서 놓지 않는 특성에서 생겨난 말이다.

<> 즐기려는 20대

= 생활을 즐기는 세대다.

55%가 "수입을 위해 일을 더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갖겠다", 53%가
"집을 마련하기 전에 승용차는 있어야 한다"고 답해 장래에 대한
대비보다는 당장의 즐거움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성향때문인지 미래에 대해서는 대부분 낙관적이다.

3명중 2명이 "1년후에는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대의 라이프스타일중 또하나 특이한 것은 여성관으로 절반 가량이
"가사에 어느정도 희생이 되더라도 주부가 직업을 갖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집안일은 주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대답은 18%에
불과했다.

종합적으로 볼때 재미와 즐거움을 지향하고 있어 기업들은 여기에 맞는
20대용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겠다.

<> 더불어 살아가려는 30대

=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에 관심이 높다.

사회와 정부 환경 언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공동체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그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구조에 대한 불만이 높아 5명중 4명이 "정당한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돈도 있는 사람이 벌게 돼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비싸더라도 환경오염이 덜한 제품을 사용한다"는 응답비율도
65%로 가장 높았다.

30대의 공동체적의식은 가정에서도 나타나 조사대상자의 57%가 "방이
좁더라도 거실이 넓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30대의 또 하나 특성은 알뜰한 점.

10대나 20대에 비해 "옷은 세일기간에 이용한다" (65%) "쇼핑전에 목록을
작성한다" (34%)로 알뜰구매 계획구매 비교구매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 피곤에 지친 40대

= 40대는 지치고 피곤한 모습이다.

30대처럼 사회비판적이지도 않고 20대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고
애쓰지 않는다.

불만이 있어도 현실에 순응하고 대세를 따르며 개인보다는 조직을
우선시한다.

"몸이 아파도 일 때문에 쉬지 못한다" (64%) "휴가때 힘들게 여행가느니
집에서 쉬고 싶다" (45%)는데서 힘들고 지친 생활이 잘 드러난다.

"여성의 행복은 남편에게 달려있다" (64%)거나 "자녀의 성공이 인생의
최대 행복" (74%)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40대에 특히 많다.

가족에 대한 책임때문에 현실에 순응하고 직장생활을 어쩔수 없이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가족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금융상품 등을 개발해 40대를
공략하면 효과가 높을 듯하다.

또 "비싸더라도 무공해식품을 사먹는다"고 대답한 사람이 38%로 평균치
27%보다 높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듯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 외로운 50대

= 조직생활에서도 한발 벗어나 있고 가족과도 다소 소원해지며
사람보다는 TV에 오히려 친숙하다.

"휴가는 가족과 함께 보낸다"는 비율이 53%로 30대 (74%)와 40대 (67%)에
비해 낮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 해결한다"에서는 69%가 그렇다고 응답, 다른
연령대에 비해 10~20%포인트이상 높다.

50대는 또 의외로 30대만큼이나 사회비판적이다.

"정당한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77%)는 지적도 30대와 비슷하고
"돈있는 사람이 돈을 번다"고 대답한 비율은 무려 84%로 30대보다도 높다.

세금에 대한 불만도 높아 "세금을 너무 많이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70%에 달해 30대의 73% 다음으로 높다.

TV에서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비율은 전체가 20%인 반면
50대는 26%로 가장 높다.

광고를 보고 구매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는 50대는 32%로 10대 (57%)와
20대 (47%)에 비해 무척 낮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