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당좌대출 소진율이 30%를 넘어섰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신한 등 7대 시중은행의 당좌대출잔액은 6조4천9백30억원으로 당좌대출한도
19조7천7백억원의 32.8%에 달했다.

이들 은행의 당좌대출잔액이 지난달 18일 5조3천7백30억원(당좌대출소진율은
27.2%)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한달만에 1조1천억원 늘어난 셈이다.

7대 시중은행의 당좌대출 소진율이 30%를 넘어서기는 지난 3월이후
5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은행 당좌대출 소진율은 한보및 삼미그룹 부도여파로 지난 3월 35%가까이
올라갔으나 그뒤로는 월말에 28%안팎, 평일엔 25%안팎에서 비교적 안정
됐었다.

이처럼 최근들어 은행 당좌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화자금이 부족한
종금사들이 기업들로 하여금 당좌대출을 받아 종금사에 예치해달라고 요청
하고 있는데다 최근 금융위기설의 확산으로 불안감을 느낀 기업들의 자금
가수요가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좌대출 소진율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당좌대출 기준금리도 지난달 18일
연12.5%에서 연14.0%안팎으로 상승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종금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당좌대출을 받아
종금사에 예금해주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