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801편 추락사고로 대주주와 그 일가족이 모두 사망한
인천소재 제일상호신용금고가 소유권 공백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당장 제일금고의 지분을 상속받을수 있는 직계존비속도 없어
이달말로 예정된 정기주총 개최가 불가능해졌으며 자칫 소유권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일금고는 물론 전국상호신용금고연합회 등 관련기관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일금고의 대주주인 이성철회장은 가족과 함께 첫 해외나들이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사고로 이회장 부부는 물론 외아들 부부와 손녀, 출가한 딸과
외손자 등 8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면서 상속받을 지계존비속이 동시에 사라져
버린 것.

현재 직계존비속을 제외하곤 이회장의 형제와 사위인 김씨(대학병원 의사)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들중 누구에게 상속권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한편에선 사위에게 상속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직계
존비속이 없을 경우 형제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법조관계자들의 해석이 엇갈리자 제일금고는 정기주총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채 곤혹스런 모습으로 소유권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관련기관들도 법률자문을 구하는 등 해법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속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의 알부자"로 알려진 이회장의 재산이 수천억원대에 이르는데다
이회장이 그의 형제들과 재산문제로 소송을 벌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회장의 재산을 놓고 이해 당사자간의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