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성수기를 앞두고 부산 경남지역의 대형 육류공급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 육류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 경남지역 육류의 50%를 공급하는 김해시 주촌면 내삼리 태강산업
(대표 이희봉)은 지난 13일 한일은행 등 3개은행에 돌아온 7억여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 회사의 부도는 서울 신도종합건설과 독산도축장, 경기도 평택 우농개발
인수 등 무리한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압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강산업은 하루 평균 소 1백20마리, 돼지 1천5백마리를 도축해 이중 90%
의 물량을 부산지역에 공급하고 10%를 경남지역에 공급하는 영남 최대 도축
업체이다.

또 지난해 1천만달러 수출탑까지 수상한 육가공업체인 양산시 하북면
순지리 부광(대표 김남길)도 지난 12일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 양산지점에
돌아온 어음 7억원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낸데 이어 지난 13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부도원인은 지난 3월 대만의 돼지폐사병인 구제역 여파로 국내 돼지가격이
17~18만원선에서 20만원으로 오르는 등 돼지가격파동 이후 수출가와 가격
조절 실패 등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광은 양산 김해 밀양 함안 창녕 등 경남도내 5개 시군 1백50여 양돈
농가와 대구경북지역 50여 농가로부터 한달 평균 돼지 3만3천마리를 납품받아
가공처리해왔다.

이 가운데 80%는 내수용으로 공급하고 20%는 고유상표로 부위별 포장해
일본에 수출, 올들어 지난달말 현재 1천66만달러어치(2천6백여t)을 수출했다.

이 부도사태로 이 업체들과 거래해온 경남지역 4백여축산농가의 미수대금이
50억원대를 넘을 것으로 추산돼 영세 축산농가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

특히 노조와 중개인들이 현재 직접 영업을 운영해와 당장 축산물 공급중
단사태는 없겠지만 공급물량이 평소보다 절반이상 줄어든데다 축산농가들의
출하기피로 축산물 수급에 큰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 부산=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