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추석신규자금 수요는 4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노골적으로 꺼리고 있고 종금사등 일부 금융기관들은
운용자산을 급격히 축소, 시중에는 "추석대란설"까지 나돌고 있다.

게다가 외화도 부족해 일부 대기업들조차 외화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이후 기업들이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당좌대출 기준금리는 은행별로 연1.5%포인트이상 올라 연 14% 수준에 육박
했다.

또 중소기업의 어음할인에 사용되는 총액한도대출금리도 1%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인상외에도 무담보신용대출을 제한,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다.

최근 은감원이 1조9천억원가량의 구속성예금에 대해 예대상계를 지시했지만
이정도로는 추석자금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종금사등이 무차별적으로 어음회수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재 종금사가 보유하고 있는 어음 19조원중 8월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은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만기가 1주일이내의 단기여신이어서 종금사가 여신회수에 나설 경우
자금시장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와함께 외화자금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차입여건악화로 외화가 부족한 제일 서울등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외화대출을 중단했으며 한솔종금도 외화리스를 중단해 버렸다.

일부 대기업과 종금사들은 외화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미달러화를 구하지
못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외화를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 오광진.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