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값이 큰폭으로 떨어졌다.

휴가가 막바지로 접어들어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어든데다
현대 대우등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값유예 할부판매제" 도입으로 수요가
새차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가 지난달 차값을 최고 29.9%까지 깍아주며 실시한 "특별할인판매"의
충격도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시 자동차매매 사업조합에 따르면 기아의 할인판매대상 차량이었던
아벨라 세피아 크레도스의 경우 중고차시장에서 8월들어 50만-80만원이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세피아(96년식 1천5백cc GXi)가 50만원 하락한 4백80만원에, 크레도스
(96년식 1천8백cc)는 80만원이 내린 6백20만원 선이다.

현대의 중고차값도 10만-100만원 가량 떨어졌다.

현대 엑센트(96년식 1300RS)가 10만원정도 내린 3백70만원에, 쏘나타
(96년식 2000골드)는 50만원이 낮은 1천1백만원선에 팔리고 있다.

마르샤 뉴그랜저 다이너스티등 현대의 대형차량의 경우 최고 1백만원까지
값이 떨어졌다.

대우 중고차 역시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등 신모델을 제외하고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특히 뉴프린스 아카디아등 대형차의 경우 50만-100만원까지 떨어졌다.

장한평시장내 경원상사의 조운호사장은 "20년째 장사를 해왔지만 올해처럼
중고차가격이 떨어진 적이 없다"며 "중고차는 쥐고 있을수록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약간 손해를 보더라도 넘길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차가격은 그러면 앞으로 어떤 곡선을 그릴 것인가.

현수준이 바닥인가,아니면 더 떨어질 것인가.

소비자입장에서는 지금 사는게 바람직한가, 아니면 좀더 기다리는게 나은가.

중고차매매상들은 대부분 더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완성차업체들이 언제 다시 무이자할판을 실시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계절적으로도 중고차의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여서 중고차값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란 견해가 많다.

서울시자동차매매조합의 한 시세조사위원은 "현시세가 거의 바닥이라지만
무이자할판 등 완성차의 세일이 예상되는데다 연식변경을 몇달 앞두고 있어
중고차값은 조금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고차구입 요령=중고차시장내 허가업소를 이용하되 각 허가업소에
발행하는 자동차매매사원증을 확인하고 거래를 하는게 좋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전문지식이 부족한데다 삐기라 불리는 불법브로커
(일명 삐끼)들이 기승을 부려 자칫 바가지를 쓸 수있기 때문이다.

중고차시장의 해당 시도조합들은 매월 중고차시세를 발표한다.

그러나 중고차의 특성상 연식 사고유무 보존상태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이어서 정확한 시세를 내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안평시장의 삼진상사 성우경사장은 "중고차는 전문가가 아니면 가격을
정확히 매기기 어렵다"며 "일반 소비자가 중고차를 구입할때 출고된지
1-2년정도 지난 차가 신차가격의 60-75%이상일 경우나 3년이상된 차가
신차의 60%이상일 때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귀뜸했다.

중고차시장 외에 광명시에 위치한 한국자동차경매장을 이용하는 것도
중고차를 싼값에 구입할수 있는 방법이다.

자동차경매장는 매주 목요일 실시된다.

등록된 회원만 경매에 참가할 수 있으나 옵션이나 색상등이 맞지 않아
유찰된 차량은 일반소비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

경매장은 마진을 챙기는게 아니라 매도자와 매입자로부터 각각 거래가격의
2%에 해당하는 수수료만을 받기 때문에 대체로 값이 싸다.

경매에 부쳐지는 중고차는 차량검사실의 전문감식가가 사고여부 엔진성능
외장및 내장상태등 10여개 항목을 꼼꼼히 체크한 것이어서 품질도 괜찮은
편이다.

<>중고차할부구입=중고차값을 한꺼번에 내기 어려울 때는 할부금융을
이용하면 된다.

중고차할부금융은 현재 코오롱 동양 삼성 LG등 할부금융사들이 대부분
취급하고 있다.

차값의 80-90%까지 최장 3년간 대출해주며 금리는 연 18%이다.

할부로 중고차를 구입하려면 할부금융사나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매매업체
에 연락하면 된다.

문의할때는 자신의 직업이나 소득에 따라 얼마까지 대출을 받을수 있는지
대출조건은 어떤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기혼자의 경우 인감과 주민등록등본만 갖추면 무보증으로 3백만원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손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