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은행들에 여신을 자제토록 당부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자금시장에서는 한은이 통화관리에 나설 것이란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실세금리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시중은행들의 여신동향을 파악한 결과
일별 대출금증가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은행들에 여신을 자제해 주도록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의 이같은 창구지도는 자금시장에 가뜩이나 고조돼 있는 통화관리강화에
대한 불안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그동안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의 수신고가
급증하면서 M2(총통화) 증가율이 한은의 연간관리목표치(14%~19%)를
위협한데다 추석자금수요 등을 의식, 금융당국이 통화고삐를 죌지도
모른다고 우려해 왔었다.

M2 증가율은 평잔기준으로 지난달말 17.9%를 기록했으나 5일현재 18%대
후반으로 높아졌으며 말잔도 18.5%에서 19%대 %로 상승했다.

시장의 불안심리고조로 인해 기아사태이후 자금시장 불안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금리는 급격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연 12%대에 진입한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이날도 연 12.10%로
0.1%%포인트 올랐다.

특히 이날은 한은이 4일물 환매채 (RP)지원을 통해 1조원을 풀었으나
은행과 종금사로 나갔던 국고자금지원분 1조5천억원등이 환수되면서
금융기관들은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경쟁을 보이기도 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종금사의 경우 5백억원밖에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7~8백억원씩 자금을 빌려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양종금의 남궁훈차장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단기자금 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대기업에 대한 단기자금공급도 더욱 축소되고 있다"며 "기업어음
(CP)시장에서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금수요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한은 관계자는 "M2증가율의 상승은 정부가 기아지원을 재정지출을
앞당겼기 때문이지 MMDA의 영향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설령 M2가
높아졌다 하더라도 중심통화지표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통화관리를 신축적으로 한다는 한은의 입장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시장관계자들이 M2증가율에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오광진,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