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대금 관리문제에 이어 채권단과 기아그룹이 어음장교부문제를 놓고 또
마찰을 빚고 있다.

6일 금융계와 기아그룹에 따르면 기아그룹은 부도유예가 적용된 지난달
15일이후 제일등 채권은행들이 어음장 교부량을 축소, 협력업체들에 대한
어음발행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기아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그룹은 3주일간을 기준으로 볼때 협약적용이전 2천1백~2천4백장에서
협약적용이후 9백장으로 급감했으며 주 1회이던 어음교부주기도 10일당
1회로 길어졌다고 밝혔다.

기아그룹은 그동안 협력업체들이 어음을 은행에서 쉽게 할인할 수 있도록
물품대금 어음을 2~3장으로 나눠 발행해왔으나 어음장이 부족해 업체당
한장씩을 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인해 협력업체들이 받은 어음의 액면가가 높아져 은행이나 제2금융권,
사채시장에서 어음할인이 기피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제일은행등 채권단은 은행수신규정상 신용상태가 악화될 경우엔
어음량을 제한하게끔 돼있으며 교부량산정도 일정한 공식에 따르도록 돼있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교부량은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어음사용량에서 은행에 교환제시되지 않은
미회수사용량을 빼고 여기에다 발행확인량을 더해 산정하도록 돼있다.

이같은 공식과 기아측의 요구에 근거해 제일은행은 지난달 16일 4백10장,
23일 6백장, 8월5일 4백장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20일 4백장, 28일 6백20장, 30일 60장, 7월5일 5백장을
교부했던 것과 비교할 때 결코 줄어든 규모가 아니라고 제일은행은 주장했다.

기아그룹은 주로 조흥 상업 신한등 다른 시중은행들에 어음교부를 요청
했으나 필요한 양의 절반가량만 교부받고 있는데 이들 은행들도 기아그룹의
신용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 김정호.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