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속의 포장, 소포장으로 승부한다"

롯데 해태 동양 크라운제과 등 주요 과자회사들이 앞다퉈 소포장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한결같이 그 회사의 주력제품들이다.

제과회사 제품개발 실무자들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맛도 맛이지만 그 맛을
담는 포장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쏟는다.

롯데제과의 윤해근 포장디자인팀장은 "각 업체간 기술이나 광고가
비슷비슷해 제품의 첫 인상인 포장이 좋지 않으면 초기 시장정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제품의 맛과 가격에서 최근
에는 포장으로 승부처가 옮겨가고 있다"고 말한다.

소포장은 큰 포장안에 다시 조그만 포장으로 적당한 양을 패키지하는 방식.

비스킷 하나하나마다 고급스런 은색포장으로 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포장 비스킷류에 특히 많으며 최근들어 초콜릿 캔디로 확산되어 가는
추세다.

롯데제과의 경우 비스킷류에 소포장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후레쉬베리 애플쨈 엄마손파이 카스타드 재크샌드 프라임 칙촉 등 대부분
주력 제품들이다.

최근에 출시된 프라임은 한번에 먹기 적당한 양으로 소포장했으며 칙촉은
과자 하나하나씩 개별 포장했다.

캔디류로는 목캔디 눈캔디 알파캔디가 소포장이다.

지난달에 나온 스매시캔디도 하나하나씩 포장된 고급제품이다.

열을 받으면 서로 엉겨붙는 경우가 많아 소포장을 쓴다는게 롯데의 설명.

빼빼로 토픽 뽀뽀리 등 막대형태의 복합과자도 3~4개씩 묶어 소포장제품
형태로 나오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도 소포장추세가 번지고 있다.

에스트처럼 블록형태로 개별 포장된 것이 있는가 하면 셀렉션처럼 막대
형태로 개별 포장된 제품도 있다.

해태제과는 88년 롤리폴리라는 비스킷을 개별 포장형태로 출시한 뒤 소포장
제품의 수를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아이비는 소포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 직장여성 여고생이 주요 타킷.

이들은 한꺼번에 제품 전체를 다 먹기 꺼려하는데다 핸드백에 깔끔하게
비스킷을 넣고 다니기를 좋아한다.

해태는 아이비의 대성공이 제품자체의 특성도 있지만 소포장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해태의 다이어트용 특수영양식품인 칼로리바란스 HCA골드는 1회분량으로
소포장됐으며 허쉬초콜릿은 미니허쉬로 소포장되어 나와 있다.

동양제과도 소포장대열에서 빠질 수 없는 회사다.

91년에 내놓은 센스민트껌은 40여년간 고수되던 막대형태를 파괴하고
사각형의 개별 포장된 첫 제품이었다.

95년에는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치토스를 기존 용량의 6분의 1 수준인
20g으로 줄이고 작은 10봉지를 줄줄이 묶은 소위 티라백형태로 내놓아
화제를 일으켰었다.

멀티초코도 4종류의 초콜릿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은 소포장 제품이다.

이밖에 현재 시판되고있는 동양제과의 소포장제품으로는 베이직 미스터햄머
초코칩 통크 등이 있다.

크라운제과는 올해 출시된 대부분의 주력제품들을 소포장형태를 취했다.

미스킷 키드키드, 웨하스 하스본, 초콜릿 로그쉘 등이다.

쿠크다스 초코하임 미니쉘은 소포장으로 인기몰에 성공한 제품이다.

이미 나와있는 제품들도 속속 소포장으로 바뀌고 있다.

참크래커가 대표적인 사례다.

85년에 나온 이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경쟁사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춤했다.

크라운은 이 제품이 다이어트 무설탕 비스킷의 원조라는 점은 내세우는
동시에 지난 5월에 포장도 소포장으로 바꿔 시장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제과업체들은 과자분야에서 소포장이 늘고있는 추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주 소비층인 어린이들이나 신세대들의 입맛이 갈수록 짧아져 조금
먹다가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 또 먹을 수있도록 소포장을 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이나 직장여성의 경우 비스킷 소포장 낱개를 핸드백에 넣고 다니면서
먹을 수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소포장에 대한 또 다른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다.

일부를 먹고난 후 습기가 차거나 벌레가 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과자의 고급이미지다.

양은 적게 하면서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면 그 자체로 그
제품은 상당히 고급제품이 되어 버린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특히 이런 경우가 많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제공하는 양개념의 마케팅은 지나간지 오래다.

제과업체들은 어린이 인구가 줄어들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느는 추세속에서
너나할것 없이 제품고급화에 사활을 걸고 총력을 쏟고 있고 소소포장경쟁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