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레콤의 장인경(46) 사장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모"로 통한다.

그가 마리텔레콤을 모태로 젊은 영재를 잉태,창업을 돕는 산파역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사장이 최근 게임엔진 개발분야의 핵심 기술자인 김지호씨를 독립시켜
풀바람 시스템을 설립케 한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마리텔레콤은 지난 94년 네트워크 게임(머드) 중독증으로 제적위기까지
몰렸던 과학기술대(KAIST) 출신의 젊은 영재들에게 꿈을 펼칠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고자 창업했다.

앞으로 3년내에 10여개의 회사를 출산(?)한다는게 그녀의 야심찬 포부.

"마리텔레콤을 필두로 국내의 젊은 벤처기업들이 군단을 이뤄 세계시장에
진출, 사이버스페이스 영토전에서 필승하도록 아낌없는 뒷바라지를
하겠습니다"

불혹의 나이에도 그가 미혼으로 남아있는 것은 젊은 정보통신 벤처업체
보육을 자식농사로 갈음하기 때문이다.

장사장은 7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여성 전자공학도 1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쌍용컴퓨터 생산기술연구원등을 두루
거쳐 지난 94년 KAIST출신의 게임 마니아 6명을 모아 마리텔레콤을 세웠다.

마리텔레콤은 당시 외산 일색이었던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에 "단군의
땅"으로 신토불이 머드바람을 일으키며 단숨에 시장을 석권했다.

그는 최근 미국 실리콘벨리에 위치한 벤처기업육성센터인 IBI에 연구소를
설립, 세계 네트워크 게임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이곳을 기반으로 단군의 땅 영문버전을 개발, 내년 아메리카온라인(AOL)등
현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장사장은 "네트워크 게임을 제대로 만들수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 정도"라며 "앞으로 2년안에 미국을 충분히 따라 잡을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그는 "벤처특별법은 우리나라 산업을 주도해 나갈 영재들을
출산하는데 필수적인 준비물"이라며 지난 임시 국회에서 통과돼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를통해 유망 벤처기업들이 해외로 진출, 월드 클래스 회사로 커나갈
수있도록 병역문제와 자금등의 족쇄를 하루빨리 풀어줘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