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시테크에 이어 "사이버테크"가 21세기 기업 경쟁력의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사이버테크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을 새로운 경영혁신의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것.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가상혁명은 산업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을 몰고올
전망이다.

이에따라 사이버테크의 활용여부는 미래 기업생존의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이상 고온현상이 발생했다.

맥주 수요도 덩달아 크게 늘었으나 정작 기뻐해야할 맥주 유통업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한몫 챙길수 있는 기회였지만 재고가 바닥나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그러나 네덜란드계 맥주회사인 하이네켄만은 예외였다.

인터넷으로 전세계 지사를 거미줄처럼 연결, 자사의 일별 판매량 및
재고량을 손금보듯 들여다 보고 있던 하이네켄은 이지역 맥주재고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 일찌감치 다른 지역으로 배달되던 맥주를
플로리다로 돌렸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자동차 수출을 위해 운항하는 화물선의 선적서류를
인터넷을 통해 해외 대리점과 주고받는 시스템을 개발, 운영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해외 특송배달과 팩스 및 텔렉스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없앨수 있었다.

이에따라 재래방식에 비해 10분의 1 미만의 비용으로 선적서류 처리가
가능해졌다.

또 기존 4일정도 걸리던 서류 처리시간을 1~2시간으로 줄이고 배송상의
분실사고도 방지할 수있게 됐다.

사이버테크의 열풍은 금융산업도 강타하고 있다.

구미의 은행가에선 "인터넷에 적응하지 못하는 은행은 3년안에 망한다"는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은행지점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 한건당 비용은 1.08달러, 텔레뱅킹
서비스는 54센트인 반면 인터넷을 통한 금융뱅킹은 13센트에 불과하다.

따라서 구미의 선진은행들은 금융업무에 사이버테크를 적용, 고객의 이율을
높이는데 앞다퉈 나서고 있다.

SFNB는 실제 건물을 마련하지 않고 인터넷의 가상공간에서만 활동을 하는
대표적인 가상은행.이 은행은 물리적 은행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고정경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예금이자율이 일반은행보다 1%나 높다.

특히 인터넷을 활용,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적 제약도 극복
함으로써 편리한 차세대 은행의 운영형태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아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은 시.공을 추월,
전세계에 흩어진 본.지사간을 인터넷으로 묶어 가상 정보망으로 활용하는
인트라넷을 구축,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I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천3백만명의 직장인들이 인트라넷을
사용, 업무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오는 2000년에는 1억8천만명에 이를 전망
이다.

최근 대기업 비즈니스맨들의 명함에 인터넷 메일주소가 필수로 등장한
현상도 기업의 사이버테크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21세기 정보시대를 맞아 불고 있는 "인터넷 무역풍"은 미래 비즈니스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위력을 갖고 있다.

기존산업은 가상공간으로 급속히 진화해 가고 신규 가상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등 산업구조의 전반적인 재편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같은 가상시대의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고 만다.

사이버테크가 기업 생존을 위한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