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자구노력계획을 놓고 채권금융단과 기아측의 의견이 엇갈려
기아정상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은행 종합금융등 기아그룹 관련 59개 채권금융단은 30일오후 은행연합회
에서 1차 대표자회의를 열고 기아 정상화 지원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대표자회의에 앞서 김선홍 기아그룹 회장이 제시한 자구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 자구노력계획을 다시 제출받아 다음달 1일 오후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가 끝난뒤 제일은행 이호근이사는 기아측의 계획이 <>부동산과 계열
회사매각의 구체성 결여 <>인력감축 및 인건비반납 보장책 미흡
<>아시아자동차 매각여부에 대한 이견 <>계열사 통폐합및 분리와 관련해
상호보증관계 해결책 미흡 <>경영권포기각서 거부 등으로 채권단의 요구에
미치지 못해 계획을 다시 제출토록 했다고 밝혔다.

회의가 끝난뒤 이이사는 김회장에게 연말까지 8천8백명의 인원감축이
가능한지를 물었으나 김회장이 노조의 동의서를 가지고 오지 못했으며
부동산 매각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경영권포기각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책임을
지겠다는 뜻만 보였으며 계열사정리도 내용이 포괄적이어서 수용하기 곤란
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그룹은 이날 28개인 그룹계열사를 통폐합이나 매각을 통해
기아자동차 기아자판 기아정기 기아전자 기아정보시스템등 5개로 대폭 줄여
자동차전문기업으로 재편하겠다고 제시했다.

또 임원 1백20명,간부사원 7백65명등 모두 8천8백35명의 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당초 은행들은 부도유예협약 대상인 5개계열사에 1천8백81억원의 긴급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