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게임룰은 국제 "M&A"다"

조지오 모이제 미국 앤더슨컨설팅 전략서비스그룹 디렉터는 향후 세계
자동차시장을 지배할 공식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최근의 예만봐도 독일의 BMW는 영국의 로버를, 미국의 GM은
스웨덴의 사브를, 미국의 포드는 일본의 마쓰다를 각각 인수했다"며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로컬 파트너를 통해 각국별 시장상황에 맞도록
밀착영업을 해가면서 한편으로는 세계시장을 통합조정하는 2가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시장에 파고들기 쉽도록 인수회사의 브랜드는 그대로 남기되
경영주체는 글로벌 경쟁에 능동적으로 대응할수 있도록 인수 합병(M&A)되는
게 불가피하다고 그는 전망했다.

예컨데 사브라는 브랜드는 그대로 존속하되 경영권은 GM이 갖는 식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3대 핵심경쟁력으로 "부품의 표준화,
공용화를 통한 코스트 다운, 다양하고 멋진 디자인, 효율적인 판매망
개발"을 제시했다.

이런면에서 한국자동차 업체들은 숙제가 많다.

3대 경쟁력 가운데 어느하나도 자신있는 부분이 없다.

그는 한국자동차 업계의 최대 문제점으로 "공급과잉, 생산성 낙후,
고비용"을 꼽았다.

특히 고비용 문제와 관련, 그는 인건비, 땅값, 금융비용 등의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자체적인 비용절감 노력이 미흡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부품을 표준화, 모듈화함으로써 부품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소식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효율적으로 부품을 조달하려는 노력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들의 입맛을 최대한 제품에 반영하려는 제품혁신 노력도 미흡하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모이제는 "자동차는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소비재"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뒤 "따라서 고객 지향적인 제품 혁신은
자동차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기업들은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각국의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너무도 미흡하다"며
"현지화"를 세계적인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과제로 꼽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