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6주년을 맞는 기업은행(행장 김승경)이 특수은행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발걸음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61년 8월1일 설립 당시의 목적(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 지원)에 새로운
영역을 추가, 대중은행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이 새롭게 채택한 이미지는 "스피드뱅크".

고객이 대기번호표를 뽑은 뒤 자기순서가 될때까지 5분을 넘어서면 1천원을
보상하는 "대기시간 보상제"를 지난해 10월 시행한 것도 스피드뱅크의
새 이미지를 심기 위한 포석이었다.

기업은행은 8월1일 갖는 창립 36주년 행사에서 은행권중에선 처음으로
"고객헌장"을 선포한다.

은행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던 차원에서 이러이러한 서비스를
해달라고 은행에 요구할수 있는 권리를 고객들에게 보장하겠다는 취지이다.

지난 7월부터는 원하는 날짜에 일정조건으로 자금대출을 약속하는 대출확약
제도 시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이같은 변신 노력에는 금융시장의 여건이 급변하는데다 공기업
민영화로 정부 출자기관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자발적인 대응이 필요
하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특수은행으로서의 권리가 보장되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고객만족"을 통한
생존전략이 불가피해 졌다는 인식이다.

설립당시 자본금 2억원에 30여개 점포에 불과했던 외형은 자본금 5천77억원
에 국내 3백88개 해외 11개 등 3백99개의 지점, 총수신 24조6천65억원,
총대출 18조5천34억원, 총자산 38조원을 넘는 대형은행으로 탈바꿈했다.

한편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31일에는 시상을, 8월말까지는 감사장을 보내는
등의 사은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또 9월10일까지 대여금고가 무료 개방되고 올해말까지는 중소기업사랑통장
대출 특별지원도 이뤄진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