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의 절반 이상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중소기업은행이 2천8백7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
(복수응답)한 결과 최근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내수부진을 꼽은 업체는
51.8%에 달했다.

내수부진에 시달린다는 답한 업체는 업종별로 의복.모피업이 68.3%로 가장
높았고 사무.회계용기계(62.5%), 인쇄.출판.기록매체(60.6%), 의료.정밀.
광학.시계(59%),고무.플라스틱제품(54.5%), 가죽.가방.신발(53.3%) 등의
순이었다.

내수부진에 이어 중소제조업들이 겪고 있는 경영애로는 자금조달(37.2%),
판매대금 회수(35.1%), 원자재 가격상승(27.4%)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보 삼미 한신공영 등 대기업의 잇단 부도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
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비중은 지난 3월 조사한 34.5%보다 크게
높아졌다.

경영상 어려움으로 자금조달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의복.모피제품(47.6%),
기계.장비(47.5%), 사무.회계용기계(43.8%) 등이었다.

기업은행은 한보 삼미 부도 등에 이어 기아사태까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신용도가 약한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같은 내수부진과 자금난으로 중소제조업의 생산은 96년 12월 이후
6개월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지속했다.

중소제조업 생산은 작년 12월 전년 동월대비 3.9% 줄어든데 이어 올
1월에는 5.3%, 2월 3월엔 각 4.2%, 4월 2.0%, 5월엔 1.6%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