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쇼크로 기업어음(CP)과 회사채시장에서 심화되고 있는 금리양극화현상
이 사채시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에 적용된 이후 명동사채
시장의 금리는 월 0.02~0.025% 수준에서 0.015~0.02%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신용도가 높은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금리일 뿐이다.

사채업자들이 제한된 우량고객들을 대상으로 자금제공경쟁을 벌이면서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신용도가 낮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고객들의 경우 웬만한 담보를
제공하지 않고는 자금차입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초우량기업의 어음과 회사채만을 중심으로 거래가
형성되면서 금리가 떨어지는 것과같은 맥락이다.

사채시장에서의 이같은 빈익빈 부익부 양상은 서울외곽및 지방에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부산 대구등의 경우 사채업자들이 자금을 빌려줄 만한 마땅한 곳이 없어
돈줄이 꽁꽁 묶여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지역내 우량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사채금리는 종전 월 0.025~0.030%
에서 0.05%가량 떨어졌다.

대구에서 사채업을 하는 S씨는 "월금리가 0.05%까지 치솟는 경우가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이자를 많이 주더라도 위험부담이 높은 곳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