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이 기아사태를 계기로 현대 삼성 LG 등 일부 상위그룹을 제외한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동결하고 있다.

특히 매월 8천억원이상의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삼성 교보 대한 등 생보
"빅3"사는 오는 9월까지는 여유자금을 개인 등 소매금융과 채권투자쪽으로
중점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 등 빅3사는 기아부도사태를 계기로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현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여유자금을 개인및 중소기업
대출과 보증사채를 중심으로한 채권, 콜 등 단기상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이달들어 3천여억원의 여유자금중 40%이상인 1천2백억~
1천3백억원정도를 개인및 약관대출로 운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자금중 1천억원
상당을 3년짜리 은행보증채와 특수채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의 한 재무관계자는 "7~8월이 원래 보험료수입이 줄어드는 시기인데다
기업자금수요도 없는 비수기여서 대초재원 자체가 적다"며 "기아부도사태
이후에는 대기업 대출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교보도 대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은 안정성을 고려, 가급적 억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아사태로 대기업 대출이 결정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태"
라며 "이달들어 대기업 대출자금으로 배정된 자금중 미집행부분과 2천억~
2천5백억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을 회사채와 3~5년짜리 장기채, 콜 등 단기자금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들어 1천5백억~2천억원의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대한도 한보사태가
진정된 이후 늘려왔던 대기업 대출을 기아사태를 계기로 사실상 동결하고
있다.

< 문희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