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미백치약 "화이트 키스"가 치약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첫 선을 보인 이래 한달 평균 25억원어치씩이나 팔리고 있다.

이런 신장세로 화이트키스는 단숨에 치약시장의 21%나 차지했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개발담당자들도 예상못한 반응이다.

태평양은 요즘 소매점에 물품을 한정공급해야 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화이트키스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하얀치아를 갖고
싶어하는 숨은 수요를 꺼집어냈기 때문이다.

태평양은 이 잠재수요를 겨냥, 무려 3년6개월동안 미백치약제품을
기획하고 맛과 기능을 개발해왔다.

연구가 결실을 거두어 화이트키스는 태평양의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하며
올해 1백70억원의 매출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평양은 국내 최대의 화장품회사인 만큼 다른치약은 몰라도 미백치약에서
만큼은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개발동기

새하얀 치아를 갖고 싶어하는 것은 어느나라 소비자들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이미 미백치약이 전체 치약시장의 14~15%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각 언론사가 지정하는 히트상품에 미백치약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몇몇 제약업체나 생활용품업체
들이 수입판매해온 게 고작이었다.

태평양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10%만이 현재 자기
치아가 충분히 하얗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90%는 더 하얗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미백치약은 국내에서 엄청난 잠재수요가 있고 해외에서는 그 인기를
검증받은 제품으로 개발과 출시가 곧 성공이나 다름없는 종목이었던 셈이다.

<>제품특징

화이트키스는 2중 미백효과를 가지고 있다.

1단계는 "산소방울 화이트".

치약에 함유된 칼슘퍼옥사이드와 베이켕소다에 의해 발생된 작은
산소방울이 치아표면의 얼룩이나 오염물질을 깨끗이 제거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코팅 화이트".

치아의 건강구조인 수산화아파타이트와 불소성분이 결합한 불소아파타이트
가 치아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태평양은 2중 미백효과가 서울대치대의 임상실험효과에서 입증됐으며
충북대 의대의 실험을 통해 안정성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화이트키스는 치약의 세정과 연마에 의한 종래의 단순방식
미백효과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치의학적 미백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태평양은 이런 미백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판촉전략

태평양은 미백이라는 화이트키스의 컨셉에 맞게 신세대 고객을 집중
공략했다.

발매이벤트가 치약으로서는 드문 행사일 뿐더러 장소도 주택가나 사무실
부근이 아니라 서울 압구정동 명동 등 번화가로 잡았다.

젊은이들의 감성에 접근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모델도 신세대들에 인기높은 개그맨 이휘재로 선정했고
이 광고는 대단히 성공한 것으로 입증됐다.

화이트키스의 히트에는 가격 및 유통정책도 단단히 한 몫했다.

서경배 태평양사장은 "약국에서 1만5천원 이상에 판매되던 수입제품과의
달리 화이트키스는 수퍼마켓을 주요 판매처로 정하고 가격도 절반이하로
상당히 저렴하게 책정한 것이 시장확대의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제까지 치약은 입냄새제거 충치예방 죽염성분강화 등 주로 의학적
차원에 접근되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백치약의 등장으로 치약은 이제 의약적 차원뿐 아니라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미용효과에도 초점을 맞추게 됐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