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에 사는 주부 권영숙(33)씨는 며칠전 집에 앉아서 컴퓨터
마우스피스 하나로 올여름 피서용품 쇼핑을 끝냈다.

"한솔CS클럽"의 회원인 권씨는 피서용품을 사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
한솔이 개설한 사이버백화점의 3층 스포츠레저용품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먼저 자신의 낡은 수영복을 새 걸로 바꾸기로 했다.

수영복메뉴를 검색, 원피스형 비키니형 랩스커트형 등 여러가지 여자
수영복을 화면에 띄워 체형이 자신과 비슷한 모델에 입혀 보았다.

비키니형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었다.

결국 푸른 바탕에 꽃무늬가 그려진 원피스수영복을 사기로 했다.

값은 시중보다 20%정도 쌌다.

그런 다음 1층 잡화매장으로 찾아가 화장품메뉴를 클릭, 해변에서 바를
선크림 등을 샀다.

대금결제는 신용카드로 했다.

피서용품 구입을 완료한 그녀는 쇼핑몰을 빠져 나와 서비스몰로 들어갔다.

여기서 강원도 속초인근 콘도에 2박3일간 예약을 했다.

이용요금의 10%를 할인받았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피곤한 다리를 이끌고 대여섯시간씩 돌아다니던
종전과 달리 집에 편히 앉아서 10여분만에 쇼핑을 마친 것이다.

사이버쇼핑몰이 편리성과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이버쇼핑사업이 국내에 선을 보인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롯데
신세계 한화유통 경방필 그레이스백화점 한솔 데이콤 한국통신 현대정보기술
LG-EDS시스템등 대형 유통업체와 정보통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사이버쇼핑몰은 이미 10여개로 늘어났다.

사이버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상품을 구입할수
있다는 점.

인터넷에 들어갈 수있는 컴퓨터만 있으면 된다.

중간유통단계가 생략되는만큼 상품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점도 있다.

물건을 직접 만져보지는 못하지만 권영숙씨의 경우처럼 마네킹에 입혀
보거나 가상으로 사용해 볼 수 있다.

또 한자리에서 여러가지 물품을 쉽게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물론 백화점이나 시장에 나가 직접 고르는 것보다 쇼핑의 재미는 덜할 수
있다.

상품도 아직은 다양하지 못한 편이다.

컴퓨터세대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의 조사결과 인터넷백화점의 고객은 87%가 34세이하이고
구입품목도 향수 란제리 상품권등 일부품목에 한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하지만 발품을 덜고 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워낙 크게 어필해 컴퓨터세대
를 중심으로 사이버 쇼핑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백화점들이 서둘러 사이버쇼핑몰을 개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솔CS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가 생활의 필수도구로 자리를 잡아가고
인터넷 이용인구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여서 사이버쇼핑은 멀지 않아
우리의 소비패턴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가품은 몰라도 규격화된 범용상품은 사이버쇼핑으로 구입하는게 점차
보편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사이버쇼핑은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는데도 크여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이용방법 =사이버쇼핑몰에서 물품을 사려면 먼저 해당 쇼핑몰의 회원
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회원가입은 각 인터넷백화점의 홈페이지에서 직접할수 있도록 돼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회원ID와 비밀번호가 부여된다.

회원은 자신의 ID와 비밀번호로 거래를 한다.

대금은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신용카드 비밀번호와 서명이 제3자가 해킹할 수없는 암호로 처리되기
때문에 비밀번호와 사인이 노출될 우려는 거의 없다.

배달은 3~7일뒤 원하는 장소로 보내준다.

<> 주요 사이버쇼핑몰

<> 롯데 인터넷백화점 =백화점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와 직접 쇼핑을 하는
공간으로 꾸며진 홈페이지로 구분돼 있다.

백화점소개 홈페이지에서는 각 점포와 백화점내 문화시설, 판매행사와
세일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쇼핑공간으로 들어가면 백화점에서 파는 국내외 상품 5천여개를 검색할 수
있다.

이중 실제 구매가 가능한 품목은 1천5백여개.

회원은 현재 5만여명선이다.

여기서 판매하는 상품은 백화점매장에서 파는 상품과 가격이 같으며
롯데카드로 구입할땐 5% 할인혜택을 준다.

<> 신세계 사이버쇼핑몰 =신세계백화점 계열사인 신세계I&C의 전문인력이
개발한 쇼핑몰로 백화점판매상품은 물론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등 할인점
상품까지 살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상품가짓수는 약 1천1백가지.

컴퓨터를 잘 모르는 소비자라도 손쉽게 이용할수 있도록 쇼핑절차를 간편
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쇼핑도중 지루할 때는 휴게실로 들어가 보물찾기와 퀴즈등 오락도 즐길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유명 웹사이트와 연계,각종 자료검색도 할수 있다.

상품구입외에 포장이사 공항주차 꽃배달등 19가지의 생활편의서비스 상품도
갖추었다.

가입비는 없으며 지금까지 문을 연 가상쇼핑몰중 처음으로 회원포인트제를
실시해 1만원어치를 살 때마다 1점을 부여, 연말에 사은품을 주거나 상품을
살때 값을 깎아 준다.

다만 3만원이하 물건을 사면 4천원의 배달료를 물어야 한다.

상품주문후 수도권은 3일이내, 지방및 소포상품 가구 등은 7일이내에
물건이 도착한다.

<> 갤러리아 사이버마켓 =한화유통이 지난 20일 개설과 함께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우선 통신판매를 통해 파는 1백여가지 상품을 이 가상시장에 올려 놓았다.

오는 11월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 백화점 슈퍼 할인점등 다양한 업태에서
판매하는 1천여가지 상품을 구입할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과 연계,콘도 여행 호텔 골프장예약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

<> 인터파크 =데이콤이 개설한 국내 첫 가상쇼핑몰로 현재 50여 업체가
쇼핑몰을 임대, 모두 3천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매달 6만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의 가상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에서는 자체 판로확대가 힘든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들을 많이
볼수 있다.

<> 기타 =경방필백화점은 생식품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상품을 자사
백화점카드로 살 수있도록한 가상쇼핑몰을 8월중 개설할 예정이며
현대정보기술도 샵포유(SHOP4U)란 가상쇼핑몰을 마련, 오는 9월1일 문을
열기로 했다.

현대정보기술은 현재 생활용품 서적 의류 꽃배달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업체를 이 가상쇼핑몰에 입점시키기 위해 개점전까지 무료로 쇼핑몰을
임대해 주고 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LG-EDS시스템은 트윈피아라는 이름의 가상쇼핑몰을
8월말부터 운영할 계획.트윈피아에서는 컴퓨터와 주변기기, 컴퓨터서적 등
컴퓨터관련 상품을 주로 팔기로 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