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두달여만에 신약제조기술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잇달아
수출하게 된 것은 "국산 신약"탄생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비록 선진회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이긴 하지만 수년내에 우리 기술로
개발한 물질이 세계시장에 신약으로 선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또 국내 제약 및 화학 산업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쾌거로도 풀이된다.

1개 품목의 신약을 개발하는데는 보통 최소 10년이 소요되고 연구개발비만
약 1천억원이 들어간다.

성공할 확률도 1만분의 1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현실에서 정밀화학분야에 본격 진출한지 10년이 채 못되는 사이에
우리 기술로 세계적인 신물질을 속속 개발함으로써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은 또 화학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도
평가된다.

LG가 이번 경구용 항응혈제 개발에 들인 투자비는 50여억원.

그러나 기술수출계약으로 받게 된 돈은 4천만달러, 약 3백60억원으로
투자비의 7배가 넘는다.

뿐만 아니다.

상품화에 성공하면 물질특허에 따른 로열티 수입만 매년 최소 9천만달러를
받는다.

2003년께 상품화에 성공하면 2015년까지 최소 10억달러, 우리돈으로
9천억원 이상을 벌게 된다.

아쉬운 것은 국산 신약을 우리 손으로 직접 상품화화지 못하는 우리
업계의 현실이다.

상품화 노하우가 전혀 없는 상태인데다 세계적인 판매망 구축도 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