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의 경제정책이 그동안 재정경제원이 추진해
왔던 정책기조와 어떤 견해차를 보일지 관심이다.

재경원은 정부가 제출한 각종 경제법안들이 당장 이번 가을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9월부터 정부예산안이 당정협의대상에 오르게 된다.

금융개혁과 구조조정정책 국가개혁21개과제 등 굵직굵직한 사안도 이미
당정협의가 있었던 사안이지만 이후보측으로부터 새로운 문제제기가 있을
것으로 재경원은 보고 있다.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재무구조개선책 등 대기업정책은 현재의 경제팀보다
기업지향적인 성격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후보캠프의 한 측근도 "대기업정책은 현재보다 규제완화쪽으로 짜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대통령후보입장에서는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입금과다기업에 대한 손비인정제한과 그룹회장실개편 계열사간 상호지급
보증 축소 등은 이후보측이 재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는 항목들이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아그룹이나 한보철강의 처리문제는 집권여당의
대권후보의 의견을 감안해야 할 중요한 사안중 하나다.

이들 기업의 제3자인수문제는 재계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메가톤급
재료인데다 잘못하면 특혜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현경제팀보다 이후보측의 견해가 더욱 존중되어야 할 대목이라는데서
재경원도 긴장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금융개혁과 관련해 이후보캠프측은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후보측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및 중립성강화와 감독기구통합에
대해 "잘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중앙은행제도는 한국은행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내에
입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진입제한완화 등 금융규제완화 금융기관업무영역확대 등 금융개혁
과제들도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편성과 관련해서는 여당대통령후보의 사전점검을 받는 것이 관례처럼
돼있다.

내년도 예산을 초긴축으로 가져간다는데 대해서는 이론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긴축기조를 깨트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표를 감안한 다소간의
요구가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강경식 경제팀이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큰 틀로 제시하려 하는
21개의 국가개혁과제도 실행은 차기정권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들 과제중 연내에 시행할 수 있는 사안들은 당정협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이후보측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과제들에 대해서도 이후보캠프에서는 관심을 가질만하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