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쇼크의 파장이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단기 외화자금을 차입하려던 금융기관들이 차입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원화가치에 대한 불안으로 환율은
며칠째 속등세를 보이고 있다.

자금시장에서는 단기금리가 폭등하는 외에도 채권시장에서는 장기전
망에 대한 불안으로 거래가 급감하는 양상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기업어음을 발행해 합계 2억7천만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던 동양종금과 제일종금은 기아파문이 확산되
면서 이 계획을 무기연기했다.

동양종금은 오는 21일 1억2천만달러,제일종금은 오는 24일 1억5천만
달러를 각각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1차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던 기업은행은
물론 재보증을 서기로 했던 9개 국내은행들이 모두 지급보증을 거부함으
로써 차입에 실패했다.

이들 보증은행들은 기아에 대한 이들 종금사의 대출액이 예상보다 많
다는 이유로 지급보증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양 제일종금이 해외 기업어음 발행을 무기연기 하면서 1억달러의
기업어음을 발행하려던 한솔과 중앙(1억달러) 한외(1억5천만달러)등
다른 종금사들과 산업은행의 보증으로 각 2억달러의 기업어음을 발행할
계획이었던 경기은행 강원은행도 일정을 늦춰 잡아야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기아파문이후 사흘째 당국의 대대적인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속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달러당 8백999의 매매기준율로 출발한 환율은 최고 8백0000전까지
거래됐다.

이에따라 19일 매매기준율은 8백999원으로 고시됐다.

시중금리는 회사채가 연12.00%까지 뛰었고 3개월짜리 기업어음은 연
12.00%를 기록해 0.00포인트나 폭등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