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이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으로부터 부도유예협약기업에 선정됨에
따라 계열 건설사인 기산(사장 이중조)이 시공중인 국내 19개 현장 6천3백여
가구 아파트에 대한 공사가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앞으로 2개월의 부도유예기간동안 부동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서도 정상회복이 불가능해 제3자인수나 법정관리의 수순을 밟을 경우
기산아파트청약자들의 입주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산은 올해 분양한 물량까지 합해 전국 19개 현장에서 모두 6천3백여가구
의 아파트를 시공하고 있다.

지난해 부도난 우성이나 건영 한신 등 대형주택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물량
이 적은 편이다.

이 가운데 50%이상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현장은 울산광역시 울주구 범서면
에 짓는 5백10가구, 논산 연무 3백60가구, 아산 용화 4백15가구, 이천
장호원 1백75가구 등 8곳 2천7백90가구이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울산광역시 울주구 5백10가구는 현재 골조공사를
마치고 내부마감공사만 남아 80%의 공기를 끝내 입주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충남 아산시 용화동 아파트 4백15가구는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내년 4월 입주가 무난할 것으로 기산측은 밝혔다.

서울 정릉동에서 추진중인 숭덕재건축아파트 5백14가구는 50% 공사진척을
보이고 있으나 부도유예보도후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 올해들어 분양을 마치고 공사에 들어간 곳은 서울 신도림 기아특수강
부지에 들어서는 1천2백50가구, 서울 반포동 빌라 27가구, 서울 화곡동
재건축 92가구 등 11개 지역 3천6백여가구이다.

이들 기산아파트의 입주지연기간은 우성 건영의 경우를 감안할때 최고
6개월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입주지연 이외에 재산상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산이 지난해 도급순위 32위로 중견업체여서 자체 사업에 대해 우방과
태영이 연대보증을 서 있고 도급사업은 발주자가 다른 업체를 새로 선정,
시공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입주예정자는 입주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반해 하도급(2백여개)및 자재업체들에 대한 여파는 만만찮아 협력업체
의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