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삼미부도사태 여파 등으로 올 상반기중 10개 은행이 적자를 내는 등
은행권이 총체적인 부실에 빠지고 있다.

특히 한보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적자규모가 작년 상반기 3백46억원
에서 3천5백65억원으로 10배이상으로 확대돼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97년 상반기 일반은행의 수지상황"에 따르면
25개 일반은행은 7백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은행권 전체로 볼 때
95년 상반기(7백26억원 적자)이후 2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적자 전환은 한보.삼미사태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한데다
주식매매익이 사상 처음으로 1백8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은행별 적자규모를 보면 제일은행이 가장 많고 다음은 서울(1천3백9억원),
충청. 경기(각 2백54억원), 대동(94억원), 충북(82억원), 제주(42억원),
동남(39억원), 강원(33억원), 전북(31억원) 등의 순이다.

반면 전년 동기 적자를 보였던 동화은행과 평화은행은 올 상반기 각각
42억원, 21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은행 가운데는 국민은행이 1천1백2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
(9백85억원), 조흥(7백5억원), 상업(4백28억원), 외환(4백17억원), 한일
(3백28억원), 하나은행(3백1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상반기중 은행들의 업무이익(총이익 총경비)은 2조2천6백4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천9백37억원)에 비해 1.3% 감소했다.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액은 2조2천4백65억원으로 31.3% 증가했으며 유가증권
평가충당금 적립액은 주식시장이 다소 회복돼 71.8% 감소한 1천9백68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업무이익에서 주식매매익이나 자회사매각익 등 특별이익을 뺀
경상업무이익은 2조2천2백5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천5백77억원)보다 3.1%
증가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부도방지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는 진로, 대농, 기아그룹
등이 회생불가능할 경우 하반기 은행 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