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대우그룹이 기아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계열 국민투자증권과 현대자동차는
기아그룹 지원을 위해 기아자동차가 지난 14일 발행한 3년 만기 사모
전환사채(CB) 5백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매입 지분은 국민투자증권이 3백억원, 현대자동차가 2백억원으로 3년후
기아자동차의 주식으로 전환된다.

기아자동차는 삼성자동차 보고서파문을 전후로 악화된 자금사정을
호전시키기위해 CB를 발행했으며 현대는 기아에 대한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기아자동차의 CB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이에 앞서 지난달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계열사를 통해 기아자동차
주식 57만주를 추가로 매입, 기아자동차 주식보유지분을 종전의 4%대에서
5% 가까이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그룹도 지난 7일 기아그룹 계열 (주)기산이 발행한 1년만기 CB
3백억원어치를 계열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우호적으로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대우의 기산 CB 매입도 현대그룹처럼 기아를 지원하기 위해 이뤄진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 7월 이후부터 대우는 기산의 전체주식 중 17.7%를 확보하게
돼 5% 안팎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을 제치고 기아그룹을 제외한
공식주주 중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 김태구 대우자동차 회장, 한승준
기아자동차 부회장 등 완성차업계 수뇌부는 지난 5일 골프회동을 갖고
기아에 대한 기존업계의 지원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