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외국업체의 원천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화공플랜트 건설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국내 플랜트엔지니어링업체의
기술자립 가능성을 보여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95년 5백50억원에 수주한 롯데그룹 계열
호남석유화학 제3에틸렌글리콜(연산 12만t) 생산공장 건설프로젝트를 최근
성공리에 완료했다.

이 프로젝트는 당시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관행이었던 설계 구매 시공 등의
분리발주가 아닌 턴키방식으로 발주된 것으로 삼성이 대림엔지니어링과의
최종경쟁에서 따낸 굵직한 공사.

삼성은 이 프로젝트 수행의 핵심사항인 기본설계까지도 해외 선진
엔지니어링업체의 협조없이 혼자 힘으로 해내 국내업체들이 각기 강세를
보이는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의 완전자립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기본설계는 원천공정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해외라이선서가 수행하는게
공식화되다시피했는데 삼성은 공정시뮬레이션 실시, 공장을 구성하는 모든
기기의 크기 배치 및 부분구역의 결정, 그리고 위험지역플랜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완벽히 소화해 낸 것.

이는 삼성이 에틸렌글리콜 공장건설 프로젝트만큼은 선진 엔지니어링업체와
어깨를 겨룰수 있을 정도로 핵심기술을 습득, 단독수행한다는 전략아래
이루어진 꾸준한 투자가 결실을 맺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중국 길림화학공장을 성공리에 완공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1억달러 규모의 에틸렌글리콜공장 증설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번
호남석유화학 공장건설에서 기본설계능력을 과시, 앞으로 국내외 관련
프로젝트수주전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