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수출품인 메모리반도체의 현물시장가격이 속락하면서 하반기 반도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생산이 본격화되고 주소비처인 컴퓨터업체들의
수요증가마저 불확실해 반도체업체들조차 하반기 경기예측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을 정도이다.

국내 최대 수출산업인 반도체의 가격이 하반기엔 어떻게 움직이고
이에따라 수출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가격추이 ]]

반도체의 국제시세는 수출액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수출품인 16메가D램의 미국 현물시장가격은 연초 개당
7달러에서 3월 12.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6월말 7달러 안팎으로 다시
떨어졌다.

반면 한국업체들이 IBM 컴팩등 대형컴퓨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은 9달러선을 유지,연초와 별 변동이 없는 상태이다.

국내업체들은 전체 판매물량중 고정거래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물시장 가격의 하락은 주로 저급품을 만드는 대만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현물시장 동향에 당장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나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고정거래가격에도 파장이 밀려들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


[[ 수출현황 ]]

올 상반기중 반도체 수출은 74억2천6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5%나 감소했다.

(6월20일까지기준.통산부).

올들어 고정거래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수출이 격감한 것은
16메가D램의 작년 1/4분기 수출가격이 개당 20-30달러에 이를 정도로
높았던데 따른 것.

하지만 5월부터는 전년동기대비 증가세를 나타내는등 상황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

[[ 하반기 주요변수 ]]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컴퓨터업체의 수요변화와 한
일업체간의 감산공조 그리고 대만업체의 증산여부를 꼽을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수요변화로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7월과 8월은 계절적인 비수기여서 별로 기대를 걸게 없다.

성수기로 접어드는 9월이후가 관심사인데 고성능 퍼스널컴퓨터의 보급확대,
멀티미디어의 확산속도등에 대해 각계의 전망이 나뉘고 있다.

반도체는 정보화시대에 걸맞게 물량기준 수요가 해마다 60-80%씩
늘어왔는데 올하반기 수요증가율은 지난해 신장률(77%)에 못미쳐 40-60%
신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측면에선 한 일업체간의 감산공조와 대만이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양대 공급국인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작년이후 자율적인 감산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공조체제 붕괴가 곧 반도체산업의 몰락을 의미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일단 양국간의 협조체제는 끈끈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만업체들인데 이들은 16메가램을 생산하면서 절반정도는
일본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하고 나머지를 자가 상표로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공급물량은 월 1천2백만개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16%수준이며 이중
절반가량을 독자적으로 팔고 있다.

이들은 시황이 불투명, 적극적인 라인신 증설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국내업체들은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아뭏든 대만업체들의 증산여부가 시황, 특히 현물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전망 ]]

<>우선 가격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자사의 16메가D램 수출가격이 9-9.7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현대전자나 LG반도체도 상반기 수준인 9달러 안팎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고정거래처로부터 품질의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어 가격이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산업연구원도 16메가의 하반기 평균 수출가격이 9-1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은 하반기엔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반도체 수출이 1백8억달러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4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총 수출은 1백85억달러로 작년의 1백78억달러보다 3.9%
증가하게 된다.

이같은 수출신장은 물량기준 반도체 수요가 해마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40-50% 가량 많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PC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판매가 급증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따라 반도체 수요도
6대 4정도로 하반기에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약간 다른 전망치를 내놓고 있으나 하반기수출이
늘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협회는 올해 연간으로 볼때 일관제품(조립제품제외)의 수출이
1백10억달러에 달해 작년보다 9억달러 줄지만 상반기와 비교할때 20-30%
신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결국 하반기수출은 계절적 요인으로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늘지만 연간
수출은 작년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디지털TV DVD둥 가전제품의 디지털화와 정보통신시장의
확대 컴퓨터의 성능향상드, 64메가D램 시장의 본격 형성등으로 수출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김낙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