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트화폭락에 따른 피해가 증권 투신등 금융권에 이어 태국에
진출한 제조업체들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재정경제원과 증권감독원
등이 긴급 대책마련에 나섰다.

재정경제원은 태국이 핫머니의 유출입으로 바트화폭락등 경제위기를
겪는데 이어 한국에도 핫머니성 자금이 주식은 물론 유통업등에 대한
직접투자형태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 실태를 파악중이다.

또 바트화 폭락에 따른 국내기업의 피해현황도 조사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9일 "올들어 말레이시아와 아일랜드등 조세회피(Tax
Heaven)지역에서 유통등 서비스업종에 직접투자된 자금은 9억달러에
이른다"며 "이들 자금은 한국에서 기업활동을 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
다는 부동산가격상승등을 겨냥한 핫머니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
단된다"고 밝혔다.

증시에서는 지난 5-6월중 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1조6천억원중
일부도 핫머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경원 다른 관계자는 바트화폭락에 따라 증권 투신사가 상당액의
평가손을 입었다는 최근 루머와 관련,"일부 회사에서 소액의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나 루머의 대부분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이번
손실이 증권사의 역외펀드(offshore fund)에서 일어났다는 지적이
있는만큼 증권감독원이 정확한 실태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금융기관의 태국에서의 피해는 바트화폭락에 따른
환차손(환위험)과 부동산관련회사의 부도등에 따른 투자금회수우려
(신용위험)로 나뉘어진다"며 "은행 종금사등은 주로 신용위험에,증권
투신사는 환위험에 놓여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제조업체들의 태국 직접투자금액은 지난 5월말현재 1백
38건 3억6천5백만달러(실행기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찬선.최명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