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분기중 기업들은 수출부진과 재고누적등으로 심한 자금난을
겪었던 반면 개인들은 소비지출을 자제하면서 돈이 남아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또 보유자금을 비은행보다는 은행, 해외채권보다는 국내채권을
중심으로 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함께 개인들은 보험사등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을 점차
늘리고 있으며 은행예치보다는 기업어음과 채권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자금 부족현황및 조달=올 1.4분기중 기업들이 외부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39조7천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1조1천억원 늘어났다.

이는 수출및 내수부진등으로 기업의 자금부족규모가 확대된데다 한보
삼미등 대기업들의 부도로 단기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예금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은 전년동기
(6조9천억원)보다 무려 1백43.5% 늘어난 16조8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은행으로부터의 일반자금및 당좌대출이 2조3천억원에서 9조4천억원
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기업어음발행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불구,금융기관의 보증기피등으로 인해 주식과 회사채발행이 여의치않아
전년동기수준을 밑돌았다.

회사채는 5조7천억원에서 5조1천억원으로,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규모는
3조1천억원에서 1조8천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해외차입도 외화증권발행 부진과 국내금융시장의 불안등으로 전년동기
(4조6천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2조6천억원에 불과했다.

<>기업자금운용=한편 1.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운용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조2천2백억원에 비해 68.9% 늘어난 15조6천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예금은행 예치금이 크게 증가한 반면 비은행 금융기관예치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예금은행 예치금은 표지어음 외화예금을 중심으로 한 저축성예금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어 4조2천억원을 기록,전년동기의 3천억원을 압도했다.

그러나 비은행금융기관 예치금은 종금사 예치금이 줄어든데다 만기구조의
장기화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의 5조5천억원에서 2조9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유가증권 보유규모는 기업들이 수익성과 단기유동성 확보를 중시하면서
기업어음과 금융채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전년동기(1조7천억원)보다
3조2천억원 증가한 4조9천억원에 달했다.

이에 반해 대외채권투자는 해외직접투자가 제조업과 무역업을 중심으로
줄어들면서 전년동기보다 1조원이 줄어든 7천억원에 그쳤다.

<>개인 자금조달=개인부문의 자금조달규모는 비은행 금융기관및 할부금융사
로부터의 차입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어 전년동기의 5조4천억원에 비해
68.8% 늘어난 9조1천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은 생명보험사의 가계대출및
상호금융의 영농자금대출등이 확대됨에 따라 전년동기(2조5천억원)보다
1조9천억원 증가한 4조4천억원에 달했다.

할부금융사 차입도 1조8천억원을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억원
늘어났다.

<>개인 자금운용=1.4분기중 개인부문의 자금운용규모는 전년동기에 비해
40.7% 늘어난 18조4천억원을 나타냈다.

자금운용 내용을 살펴보면 전년동기에 절대적 우위를 보이던 금융기관
예치금비중은 하락한 반면 유가증권 보유비중은 상승했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가계금전신탁을 중심으로 금전신탁예치가 둔화됨에 따라
개인자금운용액중 비중이 전년동기의 89.3%에서 75.7%로 낮아졌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경기침체로 고수익인 무담보 기업어음을 단기운용
자산으로 선호하고 단기공사채형 상품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유가증권보유
비중은 전년동기의 23.0%에서 31.5%로 늘어났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