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저축성 수신금리가 자유화됨에 따라 은행들의 움직임이 부산해
지고있다.

금리인상시기와 신상품개발을 놓고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4일 11개 선발시중은행과 6개 후발은행이 각각 실무자회의를 개최
한데 이어 5일에는 지방은행까지 가세한 32개은행 연석회의가 은행연합회
에서 열렸다.

2금융권과도 맞싸움을 하게 되는 만큼 공동대응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였으나 서로간의 탐색전만 벌였다.

은행들은 이날 모임에서 당장 저축성예금의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일부 후발은행들은 고금리상품인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를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판매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들은 또 금리인상및 신상품 개발내용을 두고 서로를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영수지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도 장담할 수 없지만 상대방에게 "선수"도
뺏기기 싫은 기색이었다.

<>.전국 32개은행 상품개발 책임자들은 5일 오전10시 은행연합회에 모여
금리자유화에 따른 장단기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4단계 금리자유화에 따른 은행들의 후속대책을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7월중 금리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MMDA의 개발방법을 놓고도 은행간 이견이 심각하게 노출됐다.

일부 은행관계자들은 전 은행들이 금리와 판매조건이 동일한 MMDA를 개발,
공동으로 판매하자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으나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특히 후발은행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MMDA개발에 착수, 독자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갈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방은행들은 은행권 동향파악과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한 듯 별다른
의견없이 묵묵히 듣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따라 32개 은행 실무자들은 7일 은행연합회에서 다시 모임을 갖고
보다 진전된 논의를 전개키로 했다.

<>.신한 한미 동화 하나 보람 평화등 6개의 후발은행 수신담당 실무자들은
4일 저녁 서울시내에서 모임을 갖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는 전날 7대 선발시중은행 종합기획부장들의 모임에 대응하는 성격
이기도 했다.

이들 은행도 금리의 조기인상에는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단순히 저축성 예금의 금리를 2~3%포인트 올린다고 해서 수신고가 크게
늘어날 것도 아니고 제2금융권과의 경쟁에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신 MMDA의 조기시판에는 많은 은행들이 관심을 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앞서 고금리상품의 한시.한정판매를
통한 시험기간을 거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은행들은 약간의 이견이 있긴 하지만 MMDA의 금리를 7~9%로 하고
최저금액제한을 1천만~1천5백만원으로 하는게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시판시기는 이달말로 예상하고있으나 전산망과 약관개정등의 절차가 변수
라는 입장이다.

<>.선발시중은행들은 MMDA시판에 앞서 지급준비금 비율의 인하를 한국은행
에 건의키로 했다.

11개 선발은행 관계자들은 MMDA에 대한 현행 지준율 5%를 2%로 낮춰주는
방안을 한은측에 전달키로 했다.

이는 고금리상품인 MMDA가 경영수지에 부담이 되는 만큼 지준율 인하를
통해 경영손실을 보전해야 한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한은측의 반응은 절대불가다.

최재현 금융기획과장은 "요구불예금의 지준을 저축성예금과 같은 2%로
해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